넥스트 실리콘밸리

다케야리 유키오 지음/정승욱 옮김/세종서적 펴냄


인도 남부 해발 950m 고원에 자리한 벵갈루루는 원래 휴양도시로 가든시티로 불린다. 인도양에서 올라오는 습한 공기가 히말라야산맥에 막혀 후덥지근한 보통의 인도 날씨와 달리 벵갈루루 날씨는 무덥지 않고 겨울엔 선선한 편이다. 책은 이 도시가 1990년대 들어 굵직한 IT기업이 하나둘 몰리면서 지금은 차세대 실리콘밸리가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한다.

1980년대 해외 글로벌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가 벵갈루루에 진출한 후 지금은 삼성전자 LG전자를 비롯해 웬만한 글로벌기업들이 진출해 있다. 특히 IT기업으로서 소프트웨어 연구개발 부문 연구소나 아웃소싱 공급처를 벵갈루루에 갖고 있지 않은 글로벌 기업이 드물 정도다. 저자는 벵갈루루에 있는 소니 소프트웨어센터 사장으로 7년간 주재한 경험을 토대로 SW와 빅데이터 기반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벵갈루루가 어떻게 변신해갈 것인지 점친다.

주로 미국 기업의 시스템 개발에서 저급공정을 싼값에 처리해주는 오프쇼어(offshore) 거점에서 출발했지만 현재는 연간 1500억 달러가 넘는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데까지 성장했다고 한다. 삼성전자는 인도에 세 곳의 R&D센터를 두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벵갈루루 연구소가 가장 클 뿐 아니라 삼성의 해외 R&D 센터 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라고 한다. 저자는 벵갈루루가 실리콘밸리에 버금가는 혁신의 발신지가 될 것이라는 근거로, 매년 인도는 100만 명에 달하는 고급 IT인력이 배출되고 있고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블록체인 같은 파괴적인 기술들이 놀라운 속도로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는 점을 든다. 세계의 기업과 기술력, 돈이 벵갈루루로 흘러들고 있는 지금이 벵갈루루에 관심을 가질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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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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