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자금집행 쏠리며 ‘사상 최대’ 경신
[디지털타임스 차현정 기자] 국내 채권형펀드 설정액이 '사상 최대'인 120조원을 돌파했다. 대내외 악재에 따른 경기 우려에 수요가 몰리며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채권형펀드에 자금 쏠림이 이어진 결과다.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은 투자자들이 채권으로 눈을 돌렸다는 분석이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2일 기준 국내 채권형펀드의 설정액은 120조4910억원으로 집계됐다. 101조7610억원을 기록했던 작년 말과 비교하면 18조7300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약 4조원 가까이 자금이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작년 2월 말 93조원대까지 쪼그라들었던 국내 채권형펀드는 지난해 7월 9개월 만에 100조원을 돌파한 뒤 보합세에서 숨고르기 양상을 보였다.

변곡점을 맞은 것은 올 초부터다. 설정액이 순유입으로 전환됐고 점차 자금유입 강도가 높아졌다. 1월 말 104조원으로 커진 채권형펀드는 3월 109조원대에 육박할 만큼 늘었고 5월 한달 새 4조원 가량 몸집을 불린 뒤 6월 3조원 더 늘었다.

특히 이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유지된 점은 채권자금 유입 양상을 주도했다. 파월의장의 경기부양을 위한 통화정책 대응을 시사하면서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견고해졌기 때문이다. 이는 곧 채권으로의 자금유입을 지속시켰고, 강도도 강해졌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진전이 더딘 모습을 보이고 있어 채권자금 유입, 주식 자금 보합의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최근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기관과 법인투자자가 리스크관리 강화에 나선 것도 채권형펀드 몸집을 키운 배경이 됐다. 증시 변동성을 피해 채권투자 비중을 확대하면서 신규자금이 채권형펀드로 집행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연기금과 기관 등 법인투자자들의 자금집행이 대부분 채권에 쏠린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특히 상반기 보험사를 중심으로 한 장기투자기관이 증시 환경이 어둡게 조성되자 속속 채권투자로 전환했다"고 했다.

상반기 2조원 넘게 몸집이 커진 펀드도 등장했다. 동양자산운용의 '동양하이플러스채권펀드'는 연초 이후 2조2001억원의 자금이 유입됐으며 최근 한 달 사이에도 3213억원이 늘었다. 이밖에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크레딧포커스펀드'로 같은 기간 8714억원이 유입됐고 '동양하이플러스단기우량채권펀드', 유진자산운용의 '유진챔피언중단기채펀드', 하이자산운용의 '하이뉴굿초이스플러스단기채권펀드' 등의 설정액이 각각 3000억~6000억원 넘게 불어났다.

일부 펀드는 40배 가까이 덩치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말 100억원에 채 못 미치던 ABL글로벌자산운용의 'PIMCO 글로벌투자등급채권펀드'는 현재 4000억원대로 늘었다.

차현정기자 hjcha@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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