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티켓 파워가 커지고 있다. 중년의 감성을 흔들어놓은 연극 '깻잎 전쟁'에 중년 부부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깻잎 전쟁' 인기가 치솟으면서 주말 공연에는 객석 통로(총 좌석수 200여석)도 모자라 무대 턱밑까지 두 줄로 빙 둘러 앉아 연극을 보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불금으로 꼽히는 26일 금요일 공연도 매진됐고 매회 관객이 늘어나고 있다. 이번 '깻잎전쟁' 관객에는 부인과 함께 온 중년 남성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깻잎 전쟁'은 나이가 들면서 각자의 방에서 지내는 게 습관화된 중년부부가 30년 만의 황혼 여행에서 조차 한 이불 덮는 것을 거부하면서부터 시작된다. 급기야 옛 깻잎 사건이 터져 나오면서 '졸혼'이라는 단어가 튀어나오는 급박한 상황으로 치닫는다.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졸혼'을 다룬 데다 중년의 섬세한 감성을 파헤쳤다. 위기에 처한 한국 부부들의 관계 정립을 모색한 연극이라는 평도 나온다.
연극 '깻잎전쟁' 장면 중 하나(사진=극단 로망 제공)
연극 '깻잎 전쟁'은 지난해 '피고지고'를 통해 연극계로 컴백한 배우 이화영과 드라마 '하나뿐인 내편'에서 열연한 육미라, 드라마 '열혈사제'의 한기중, 파주시 홍보대사이며 KBS극회 부회장을 역임하고 있는 이원발 등 다채로운 캐스팅으로 주목받고 있다.
박민형 '깻잎 전쟁' 작가는 "중년이 되면 '깻잎 한 장'에도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여자의 마음"이라며 "남성들이 깻잎처럼 연약한 이런 마음을 눈치 채지 못하는데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이번 연극으로 부부의 갈등이 해소돼 꽃길만 걷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뜻밖의 중년부부들의 대학로 행렬에 더없이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연극 '깻잎전쟁'은 오는 28일까지 평일은 오후 8시, 토·일요일은 오후 4시에 대학로 공간 아울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