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내년을 'V자 회복'의 원년으로 삼고, 미국·중국 등 핵심시장을 중심으로 판매와 수익성을 확대해 나가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이 작년 말 현대·기아차 해외법인장 회의에서 공언했던 말이 현실화하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증권가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았다. 현대차는 30%, 기아차는 50%나 영업이익이 급증하며 그야말로 'V자' 곡선을 그리는 데 성공했다. 작년과 달리 우호적이었던 환율 덕도 있지만, 잇달아 출시한 팰리세이드와 텔루라이드 등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 '쌍두마차가'가 국내외에서 호조세를 이어가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팰리세이드는 국내에서, 텔루라이드는 미국에서 각각 공장가동률을 끌어올리는 효자로 자리매김했다.
◇'환율아 고맙다'…현대·기아차, 2분기도 '깜짝' 실적 = 기아차는 23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콘퍼런스콜로 진행한 기업설명회(IR)에서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51.3% 증가한 5336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작년보다 3.2% 늘어난 14조5066억원, 순이익은 52.3% 증가한 5054억원이다.
애초 증권가에서는 올해 기아차가 2분기 영업이익 4593억원, 매출 14조4669억원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른 영업이익률은 3.17%다. 실제 기아차가 내놓은 2분기 경영실적은 이를 모두 웃돌았다. 매출은 2010년 국제회계 기준(IFRS) 도입 이후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다.
앞서 전날 경영실적을 발표한 현대차는 작년 3분기 이후 7분기 만에 영업이익 1조원대에 재입성하는 데 성공했다. 현대차의 2분기 영업이익은 1조2377억원, 매출 26조9664억원이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30.2%, 9.1% 늘어난 것이다. 순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3.3% 증가한 9993억원이다.
현대·기아차는 올 2분기 도매 기준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7.3%, 5%씩 차량 판매가 감소했지만, 개선한 실적을 내놓았다. 작년과 비교해 많이 증가한 원·달러 환율 덕분이다. 기아차에 따르면 작년 1075원 수준이었던 환율은 1146원으로 6.6% 뛰었다. 분기 말부터 주춤하기는 했지만, 지난 5월 17일 원·달러 환율은 1195.5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원 떨어질 때마다 현대차 매출은 1200억원, 기아차는 800억원이 감소한다. 반대의 경우 그만큼 매출이 오른다는 의미다. 실제 현대차는 환율효과로 2644억원, 기아차는 1800억원의 이익을 실현한 것으로 추산했다. 작년 2분기와 비교해 현대·기아차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2869억원, 1810억원씩 늘었다.
◇덩치 값하는 SUV…팰리세이드 이어 텔루라이드도 증산 = 대형 SUV들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기아자동차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현재 텔루라이드 판매 추세가 당초 계획하고 있는 부분보다는 월등히 앞서고 있는 상황"이라며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조지아 공장에 생산 케파를 증설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당초보다 빠른 시점"이라며 "연내 시행할 계획으로 6만4000여 대에서 계획상으로는 8만대 이상, 특근까지 포함하면 더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텔루라이드는 미국에서 판매를 시작한 2월 315대를 시작으로, 3월 5080대를 기록한 이후 4월(5570대), 5월(6273대) 6월(5989대) 내리 4개월 연속 월 판매 5000대를 넘어서고 있다.
텔루라이드 증산은 기아차 해외공장 중 가장 낮은 가동률을 보이는 미국공장에도 단비와 같은 소식이다. 올해 1분기 기준 미국공장은 9만대를 생산할 수 있지만, 실제 생산은 75%(6만7500대)만 이뤄졌다. 이는 슬로바키아(99%), 멕시코(79.8%) 등 중국을 제외한 해외공장 중 가장 저조한 수준이다.
앞서 작년 12월 현대차가 내놓은 팰리세이드 역시 올해 2분기까지 국내서 돌풍을 이어가는 중이다. 구매 계약 후 출고까지 1년여의 시간이 걸릴 정도로 수요가 많아 최근 현대차 노사는 울산 4공장 외 2공장에서도 팰리세이드를 생산하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올 초 증산 논의 이후 벌써 두 번째다. 현대차는 3분기부터 미국 시장에도 팰리세이드를 본격 판매한다는 계획이다.김양혁기자 mj@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