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300명 가족에 삼계탕·감사 편지
"2016년이후 급여 20% 반납 이어져…"
"대우조선 인수, 업계 공멸 막자는 것"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사진)이 그룹의 관계사 전체 임원 가족에 '고통 분담'에 대한 감사의 편지를 보내며 조선 재도약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22일 현대중공업지주에 따르면 권오갑 부회장은 중복을 맞아 국내에 있는 관계사 임원 300명의 집으로 삼계탕을 보내며 구조조정 과정에서 임원 가족이 보낸 지원에 대해 감사의 뜻을 밝힌 편지도 함께 넣었다.

권 부회장은 편지에서 "그룹의 최고경영자로서 임원 여러분의 가정에 좋은 소식을 전해드리지 못하고 있는 점, 진심으로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2016년 시작된 급여 20% 반납을 통한 고통 분담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어 가족 여러분께 정말 죄송스러운 마음"이라고 했다.

그는 "현대중공업그룹이 지난 10여 년간 어려운 경영환경에 따라 우리 주위의 많은 동료들이 정든 회사를 떠나는 아픔을 겪기도 했고, 토지와 건물, 주식 등 많은 자산을 거의 다 매각해왔다"며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한 사업재편과 독렵경영을 위한 사업분할도 실시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 모든 것은 '회사의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일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권 부회장은 "임원 여러분들의 헌신적인 노력, 그리고 늘 여러분 곁에서 이해와 지원을 보내주신 가족 분들이 계셨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자리를 빌려 가족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했다.

아울러 권 부회장은 지금도 그룹의 핵심사업인 조선업은 유휴인력이 1000여 명에 이르고 과도한 인건비 부담과 재료비 상승으로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조선 계열사들은 아직 영업손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증권가에서도 올해 2분기 한국조선해양이 영업손실 53억원으로, 작년에 이어 적자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수·합병을 추진 중인 대우조선해양의 2분기 실적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57.89%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권 부회장은 이런 상황에 따라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진행하고 있다며 "우리가 여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우리의 생존을 위해, 나아가 한국 조선산업의 공멸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의 핵심사업이자 한국경제의 버팀목인 조선산업의 재도약을 위해 조금씩만 더 힘을 모아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이는 우리에게 주어진 책임이자 후대를 위한 사명"이라고 당부했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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