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2일 "대외 경제 여건이 악화되면서 수출과 설비투자 부진으로 성장률이 하향 조정되는 등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혁신 벤처투자와 창업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우리 경제에 희망을 주고 있다"며 "초일류 창업국가를 통한 혁신성장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연도별 상반기 벤처투자액은 수년간 1조원 정도였다가 지난해 1조 6000억 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올해는 지난해보다 16.3% 증가한 1조 9000억 원으로 최고치를 크게 경신했다"며 "벤처투자 중에 창업기에 해당하는 7년 이내 기업투자가 크게 증가하여 전체 투자의 74%를 차지한 것도 의미가 크다. 벤처시장에서 모험 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것은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보여주는 긍정적 신호"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단시일 내에 이러한 성과를 낸 것은 벤처기업인들의 신기술과 신산업에 대한 도전과 열정이 만든 결과이면서, 정부가 제2 벤처붐 조성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도 큰 기여를 했다고 평가한다"며 "정부는 출범 직후 추경으로 모태펀드 재원투입을 8000억 원으로 확대한 것에서 시작하여, 적극적인 창업지원과 규제완화, 세제혜택 등으로 벤처투자 활성화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했다.

이어 "규제혁신, 혁신금융, 인재육성 등 창업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적극적으로 만들고, 이미 발표한 12조원 규모의 스케일업 펀드 조성, 5조원 규모의 신규벤처투자 달성 등 '제2 벤처붐 전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 규제와 관련한 대응책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자유무역질서를 훼손하는 기술패권이 국가경제를 위협하는 상황에 있어서도 신기술의 혁신창업이 중요한 해법이 될 수 있다"며 "특히 부품·소재 분야의 혁신창업과 기존 부품·소재기업의 과감한 혁신을 더욱 촉진하고자 한다. 이 분야에서도 유니콘 기업과 '강소기업'들이 출현하길 기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우리는 가전, 전자, 반도체, 조선 등 많은 산업 분야에서 일본의 절대우위를 하나씩 극복하며 추월해 왔다. 우리는 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청와대와 여권이 '한일 경제 전쟁'이라고 부를 정도로 다급함을 호소하는 것과 달리 이날 문 대통령이 언급한 내용들은 시간이 오래걸리는 것들이라는 지적도 뒤따른다.

한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말한 초일류 창업국가로 혁신은 우리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문제"라면서 "다급한 현실과 결이 다른 발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예를 들자면 주력산업인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응급환자'가 생긴 상황인데, 문 대통령의 접근법을 보면 평소에 운동을 하고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 상황에서 근본적 처방이 되려면 아무래도 자본이 풍족한 대기업에서 투자를 적극적으로 하고 기업이 마음 놓고 뛸 수 있도록 규제완화도 이뤄져야 하는데, 소득주도성장 폐기나 주52시간제 등 경제정책 전반을 전환하겠다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고 있다"며 "혁신적인 이미지 뿐만이 아니라 실제 기업에 도움되는 방안이 제시돼야 한다"고 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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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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