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의 혁신이 고성과 몸싸움으로 얼룩지면서 막장으로 치닫고 있다.

유승민 의원이 혁신위원회에 손학규 대표 퇴진을 종용했다는 의혹으로 촉발된 '당권파'와 '퇴진파'의 갈등이 결국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바른미래당의 갈등은 22일 국회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폭발했다. 손학규 대표는 이 자리에서 "유 의원의 외압이 사실이라면 중대한 당헌·당규 위반의 문제"라며 "유 의원은 당의 진상조사 절차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달라"고 퇴진파를 압박했다. 앞서 지난 21일 당권파인 임재훈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유 의원이 당 혁신위원에게 손 대표의 퇴진 안건을 종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퇴진파는 즉각 반발했다. 퇴진파인 오신환 원내대표는 "연일 혁신위 재개를 요구하고 장기간 단식까지 하는 데 유야무야 시간을 끄는 것은 직무유기"라며 "이런 무책임한 당 대표와 지도부가 어딨느냐"고 손 대표를 공격했다. 이준석 최고위원도 "이것은 인간의 도리가 아니다"라며 "임 사무총장의 즉각적인 해임을 요구한다. 당 운영에 이런 무리함이 발견됐음에도 해임하지 않는다면 배후가 당 대표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거들었다.

특히 당의 양대 산맥이라 할 수 있는 손 대표와 오 원내대표가 서로 날 선 공방을 주고 받으면서 바른미래당 회의장은 말 그대로 난장판이 됐다. 오 원내대표는 "처절한 절규의 목소리를 듣고 대화를 좀 해달라"고 호소했으나 손 대표는 "당권 경쟁은 처절한 게 없다"고 차갑게 대응했다. 11일째 단식농성 중인 권성주 혁신위원이 회의장을 빠져나가려는 손 대표에게 "저를 밟고 가시라. 뒷골목 건달도 이렇게는 정치 안 한다"라며 "이게 손학규식 정치이냐. 최소한의 부끄러움도 없냐"고 거세게 항의했으나 손 대표 측은 물리력까지 동원해 회의장을 나갔다. 이 과정에서 권 혁신위원은 바닥에 쓰러져 119 구급대로 병원에 후송되기도 했다.

손 대표 측이 유 의원의 외압 의혹을 밝힐 진상조사단 등을 꾸리기로 하면서 바른미래당의 내홍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이동하려 하자 오신환 원내대표와 권성주 혁신위원이 손 대표를 막아서고 대화를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이동하려 하자 오신환 원내대표와 권성주 혁신위원이 손 대표를 막아서고 대화를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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