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기관 "中 IT업체, 韓보다 더 큰 피해"
메모리 가격 2주 연속 급등…사재기 현상도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글로벌 IT 업체들은 물론 중국까지도 일본의 대(對) 한국 수출규제에 따른 이른바 '반도체 대란' 가능성에 긴장하고 있다. 글로벌 IT 제조업 벨류체인 자체가 '도미노'처럼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달 초 주요 수요업체들에 안내 공문을 보냈음에도 글로벌 IT업체들의 불안감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달 초 고객업체들에 대해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안내했지만 불안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며 "올 하반기 업황 회복을 기대하는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도 중국 화웨이 사태에 이은 또다른 불확실성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굴기' 어부지리를 기대했던 중국마저도 한·일 통상갈등 장기화를 우려하고 있다. 중국 관영 컨설팅기관인 중국전자정보산업발전연구원(CCID)은 지난 10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일본이 중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단행할 경우 중국 IT업체들은 한국 기업들보다 더 큰 피해를 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이라는 장기 과제보다 당장 스마트폰과 TV 등 IT 제조업에 미치는 피해가 더 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모바일 D램 시장점유율은 작년 기준으로 77.5%로 거의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스마트폰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과 차량용 디스플레이 패널에서도 삼성·LG디스플레이가 업계 1위다.

특히 한국산 반도체·디스플레이는 주로 글로벌 업체들의 플래그십(최상급) 모델에 탑재되는 만큼, 품질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IT업계들은 재고 확보를 못할 경우 시장 경쟁에서 밀릴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는 일부 사재기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 등에 따르면 PC에 주로 사용되는 DDR4 8Gb D램 제품의 현물 가격은 일본의 소재 수출 규제 조치가 발동된 직후인 5일과 비교해 23.3%나 오른 3.736달러를 기록했다.

저사양 제품인 DDR3 4Gb D램의 경우 지난 5일 평균 1.42달러에 거래되던 것이 전날(19일)에는 1.775달러까지 오르면서 2주일 만에 25.0%나 급등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특별히 수급에 큰 변화가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본이 한국에 대해 일부 반도체 소재 수출을 규제한 데 따른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의 핵심 소재 수출 규제로 인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생산라인 가동에 실제로 차질이 발생할 경우 메모리 가격은 수직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 19일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한국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 체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일본의)규제가 지속되면 한국 업체의 생산 라인과 글로벌 반도체 공급 체인이 지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삼성전자는 이달 말부터 양산하는 세계 최고 속도 '12Gb LPDDR5 모바일 D램' 이미지.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이달 말부터 양산하는 세계 최고 속도 '12Gb LPDDR5 모바일 D램' 이미지.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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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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