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 회동을 계기로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초당적으로 협력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으나 서로 다른 입장 차를 줄이지는 못했다.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들이 18일 청와대 회동 이후 공동 발표문을 내놓기로 했지만 원래 사전에 준비했던 합의문보다 한 단계 낮은 수준이다. 여야 5당은 이날 회동에 앞서 사무총장단과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모여 사전 조율 절차를 거쳤으나 하나로 합의된 입장과 해법을 도출하는 데는 실패하고, 공동발표 선에서 마무리했다.
이날 대통령과 정당 대표들 회동의 결과물이 공동발표에 머무른 것은 자유한국당의 소극적인 태도가 가장 큰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이날 오전에 가졌던 사무총장단의 1차 회의가 소득 없이 끝난 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과 임재훈 바른미래당 사무총장은 "일본 수출규제 문제에 공동인식을 보여주고 초당적으로 협력하자고 했으나 (한국당이) 동의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한국당이 난색을 표명해 결정된 것이 없다"면서 사전 조율이 쉽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다행히 2차 회의에서 여야가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초당적인 대처방안을 담은 공동 발표문을 내기로 의견을 모았지만 국민적 기대와 눈높이를 맞추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한국당의 소극적인 대응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가 일본의 경제보복조치 철회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도 분명히 드러났다. 외통위는 전날인 17일 전체회의를 열고 국회에 발의돼 있는 결의안 5건을 하나의 통합안으로 만들어 상정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한국당 간사인 김재경 의원이 대통령과 정당 대표 회동 이후 합의 내용을 본 뒤로 의결을 미루자고 주장하면서 최종 의결은 무산됐다.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의원들은 한국당이 의도적으로 결의안 의결을 방해했다고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한국당은 여전히 대일 특사 파견이나 외교적 해법에 무게를 두고 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도 "반일감정을 부추기는 것으로는 어떠한 해법도 이루어낼 수 없다"면서 "이 사건의 본질은 사법적 판결과 외교적 해결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한국당은 일본을 향한 비판보다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비판에 더 집중하고 있다. 한국당은 이날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정부가 일본 수출규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각을 세웠다.
반면 민주당은 일본을 향해 강경하게 대응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일본경제보복대책특별위원회를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회로 명칭을 변경한 뒤 첫 회의를 열고 단호한 입장을 취했다. 최재성 특위원장은 "정치적 문제 경제 보복으로 끌고오는 건 안 된다는 국제사회 원칙을 일관되게 강조하면서 일본 정부 스스로 자신들이 행한 조치가 목적만 있고 명분은 없는 일방적 침략행위란 것을 증명하게 만들겠다"면서 "우리 정부와 민주당 특위는 일본의 경제대전환에 맞서 다각적 능동적으로 준비하고 대처하겠다"고 일본과 대립각을 세웠다.김미경·윤선영기자 the13ook@dt.co.kr
여야 5당 사무총장들이 18일 국회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의 합의문 사전조율 만남을 가진 뒤 기자들에게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임재훈 바른미래당 사무총장, 권태홍 정의당 사무총장, 박맹우 한국당 사무총장,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 김광수 평화당 사무총장.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