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담 좋은 의사들 '닥터프렌즈' 인터뷰 군의관으로 만난 10년 우정, 유튜브 채널 '닥터프렌즈' 개설 "의학은 정답이 아니라 정답으로 가는 길이죠"
누구나 한 번쯤 이런 경험이 있을 법 싶다. 몸이 아파 병원에 갔는데, 30분을 기다린 대가로 30초 진료를 받은 경험 말이다. 환자들이 의사 선생님과 진료실에서 긴 대화를 하는 일은 극히 드물다.
그래서 의사 '절친' 세 명, 오진승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우창윤 내과 전문의, 이낙준 이비인후과 전문의가 모였다. 이들은 환자들과 친구 같은 사이로 거듭나기 위해 '닥터프렌즈'를 결성, 지난해부터 유튜브에 영상 업로드를 시작했다.
우창윤 전문의는 "아무래도 우리나라는 진료 시간이 짧다 보니 어려움을 많이 느끼잖아요. 환자분들을 비롯해 다른 분들과 친구처럼 친하게 지내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 '닥터프렌즈'라는 이름을 짓게 됐죠"라고 설명했다.
유튜버 닥터프렌즈는 마냥 어렵게만 느껴졌던 의학 이야기들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의학 주제들을 의사 삼인방의 수려한 말솜씨로 풀어나간다. 우창윤 전문의의 아내 심혜리 디렉터의 맛깔나는 영상 편집도 재미의 큰 지분을 차지한다.
이들은 의학 드라마를 시청한 현직 의사의 리뷰로 호기심을 돋우더니, 당뇨병에 관한 조언이나, 다이어트약의 효과 등 시청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주제는 물론 각종 의학 관련 미신에 관해 설명하며 궁금증을 타파시켰다. 채널 개설 1년 만에 구독자 수 20만 명을 돌파했고, 어느덧 24만 명을 바라보고 있다. 이들은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 홍보대사, 한국장기조직기증원 홍보대사이기도 하다.
'닥터프렌즈' 채널을 연 계기는 몰랐던 의학상식, 편견을 더욱 쉽게 설명해주기 위해서였다. 오진승 전문의는 "이낙준 선생님이 2016년 골수기증을 했어요. 전 골수를 골반뼈에서 채취하는 줄 알았는데, 들어보니 말초혈액에서 채취하더라고요. 이처럼 의사들도 모르는 의학상식이 있는 경우가 있어요. 또, '정신과에 대한 편견' 등 환자들이 가진 편견이 있기도 하죠. 이런 부분을 많은 사람이 가볍게 알 수 있도록 전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잡담도 재밌는 '닥터프렌즈' 3인방의 티격태격 케미스트리는 10년 넘는 우정이 뒷받침해준다. 세 사람의 우정은 군대에서 시작됐다. 앞서 이낙준·우창윤 전문의는 대학에서 만났다. 이낙준 전문의는 "우창윤 선생님은 저보다 한 살 형이었어요. 멋있어 보여서 친해지고 싶은 형이었죠"라고 회상하며 "지금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닌데"라고 덧붙여 웃음을 줬다. 이낙준·오진승 전문의는 서로를 "말이 참 많았다"고 표현, 수다스러웠던 군의관 시절을 되돌아보기도 했다.
세 명은 특별히 싸운 적도 없다고. 오진승 전문의는 "오히려 서로 장점만 보여요. 낙준 쌤은 빨리 일을 끝내고, 창윤 쌤은 완벽하게 일을 하죠. '이 친구 이런 매력이 있었네' 하며 숨겨진 매력을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자주 보니까 친해지기도 하고요"라며 서로의 부모님 또한 아들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박동욱기자 fufus@
'닥터프렌즈'는 미신부터 일상에서의 궁금증까지, 다양한 의학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그리고 매 게시물의 댓글을 통해 구독자 '헬프'들이 궁금했던 주제에 대한 질문을 받는다. 주제 채택 기준에 대해서 우창윤 전문의는 "반복해서 보이는 주제들을 채택해요. '어, 이 주제 하고 싶다' 싶은 것들도 있어요"라며, 서로 맡은 전문 분야가 달라 추천도 해준다고 말했다. 영상의 기반이 되는 자료조사는 대개 논문을 통해 진행한다. 각자 맡은 분야에 대해서 평균 3~4편의 논문을 본다고. 앞서 오진승 전문의가 '완벽하다'고 표현했던 우창윤 선생님은 논란이 소지가 있는 주제를 조사할 때에는 논문을 20~30편도 본다고 해 놀라움을 줬다. 다만 논문을 읽을 때에는 내용 전부를 정독하지는 않고, 요약본을 활용한다고 했다.
이어진 우창윤 전문의의 이야기에서는 '닥터프렌즈'에서 추구하는 콘텐츠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
"의학이라는 건 정답을 제시하는 게 아니라 정답으로 가는 길이에요. 생각보다 어떤 질문에 대해서 답을 내리는 건 쉽지 않아요. 정답이라고 말하기 보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들이 있을 뿐이죠. 하지만 인터넷에서는 '어떤 게 정답이다'라고 너무 쉽게 말해요. 이에 반하는 영상을 찍으려고 해요. 그래서 준비를 많이 하고, 단정적인 언어를 피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렇다면 닥터프렌즈의 목표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오진승 전문의가 요목조목 설명했다. "첫 번째는 대중들이 의학에 좀 더 쉽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다양한 콘텐츠를 시도하는 거예요. 두 번째는 올바른 정보를 재밌게 전달해 드리는 거예요. 인터넷에는 정보가 많은 만큼 잘못된 정보도 많습니다. 잘못된 정보에 건강을 허비하지 않도록 닥터프렌즈가 올바른 정보를 재미있게 전달해드리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구독자 헬프들에게 한마디를 부탁했다. 이낙준 전문의는 "사실 감사하다는 말밖에 없어요"라며 "저희 덕에 의사에 대한 편견이 바뀌었다고도 하는데 저희 채널 취지와 같기 때문에 정말 감사해요"라며 진솔하게 속마음을 내비쳤다.
한편 오는 8월에는 닥터프렌즈와 구독자 헬프의 고대하던 첫 만남이 이뤄진다. 닥터프렌즈는 8월 9~11일 3일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다이아페스티벌 2019' 일정 중 10일에 참석해 구독자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가족들만 올까봐 걱정된다던 선생님들은 이내 "많이 와주세요. 그때 뵙겠습니다!"라며 활기찬 인사로 헬프들의 참석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