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상드르 타로 지음/백선희 옮김/풍월당 펴냄
이 책은 유명한 피아니스트가 썼다. 저자 알렉상드르 타로는 영화에도 출연했던 프랑스의 정상급 연주자다. 공연 직전, 대기실의 거울에 비친 자신을 '타인'으로 인식하면서 에세이는 시작한다. 피아니스트가 자신을 타자화해 써내려간 관찰리포트라 해도 무방하다. 저자는 '나는 누구이며 무엇을 하고 그것을 통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가'라는 질문을 주변의 다양한 소재에 투영된 사색을 거쳐 드러낸다.
사람들은 보통 피아니스트가 연주에 몰입한 모습을 보면서 그의 내면에 어떤 알 수 없는 세계가 펼쳐진다고 생각한다. 악보도 보지 않고 무아지경에 빠져 숨 쉴 틈 없이 손가락을 움직이는 피아니스트의 모습은 인간 음감(音感)의 극치를 보여준다. 책은 바로 그 경지에 닿는 피아니스트의 내면은 어떤 것인지, 그 일단을 보여준다. 그가 겪고 관찰한 일들, 그가 살아가는 세계에 관한 묘사로 확대된다. 또 일류 콘서트 피아니스트가 아니면 경험할 수 없는 풍경들이 소개된다.
저자 알렉상드르 타로는 파리에서 태어나 파리음악원에서 레온 플라이셔 등에게 사사했다. 프랑스 바로크부터 현대음악까지 폭넓은 레퍼토리를 소화하며 세계 최고의 콘서트 피아니스트 중 한 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미하엘 하네케 감독의 영화 '아무르'에 피아니스트 알렉상드로 역으로 출연했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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