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민주 기자] 올해 상반기 미국 주식 투자액이 8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국내 증시 대신, 쾌속질주 중인 '미국 주식 직구족'이 늘어난 영향이다.
14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 주식 외화증권예탁결제 매수액은 총 69억달러(약 8조1351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3% 급증했다. 이는 2011년부터 수치를 공개한 이후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수준이다.
우리 주식시장은 하락장을 지속하는 반면, 미국 증시는 실적호전과 유동성의 힘을 앞세워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미국 주식 쇼핑에 나선 이들이 급증한데 따른 것이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대표 주가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일보다 13.86포인트(0.46%) 오른 3013.77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3000선에 안착했다. 지난 2014년 8월 말 '2000 고지'에 올라선 이후로 근 5년 만에 새로운 '마디지수'를 찍은 것이다.
같은 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와 나스닥지수도 나란히 최고치를 기록했다. 2만7000선을 돌파한 다우지수는 243.95포인트(0.90%) 치솟으면서 2만7332.03에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도 48.10포인트(0.59%) 오른 8244.14에 거래를 마치면서 최고기록을 갈아 치웠다.
반면 한국 증시는 미중 무역전쟁이 끝나기도 전에 일본 수출 규제로 속수무책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국내 기업 실적 악화, 경제성장률 둔화 우려 등도 우리 증시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 5월 초만 해도 2200선을 기록하던 코스피는 지난 12일 2086.66에 거래를 마치며 2100선을 밑돌았다. 4월16일 기록한 연중 최고치(2248.63)와 비교하면 3개월 새 7.2% 하락했다.
지지부진한 한국 증시를 떠나 올해 상반기 미국 주식 투자에 나선 이들은 주요 기술주나 리스크 분산이 강점인 상장지수채권(ETF) 등에 주로 투자했다.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주식은 아마존으로, 모두 3억5712만달러 어치를 순매수했다. 이어 마이크로소프트(2억2937만달러), 알파벳(1억7624억달러), 미국 ETF인 'ISHR JPM EMG MKT'(1억5700억달러) 등 순으로 많이 사들였다.
삼성증권은 미국 주식 투자 전략으로 유니콘(자산가치 1조원 이상 벤처기업) 기업들로 주목받는 '펄프스'(PULPS) 5개사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을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김중한 삼성증권 책임연구위원은 "올해는 유니콘 기업들의 데뷔 해로 기억될 것"이라며 "그중에서도 펄프스는 가장 주목받는 기업들"이라고 강조했다.
펄프스는 이미지 공유 플랫폼 기업 핀터레스트(Pinterest), 세계 1·2위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인 우버(Uber)와 리프트(Lyft), 빅데이터 전문 기업 팰런티어(Palantir), 기업용 메신저 앱 기업인 슬랙(Slack) 등 5개사를 지칭하는 용어다.
한주기 삼성증권 선임연구원은 "세계 시가총액 1, 2, 4위 기업인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이 하나같이 클라우드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며 "클라우드는 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AI) 등 4차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을 융합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