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가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조치에 따른 여파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해결 방안 모색에 분주하다. 현 상황이 장기화하면 한국 산업 전체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우려에 덧붙여 일본의 조치가 정당성을 결여했다는 판단에 따라 더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기류도 읽힌다.

일본 측이 수출규제 조치의 근거로 '한국 정부의 대북제재 위반'을 시사한 것과 관련,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지난 12일 '실제 위반사례가 있는지 한일 양국이 동시에 국제기구 조사를 받자'고 제안한 것은 청와대의 단호한 입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당초 청와대와 정부는 맞대응을 최대한 자제해 전면전을 피하고자 했으나, 일본이 사실을 왜곡하는 등 개선의 여지를 보이지 않자 '국제기구 조사'라는 강경 카드로 구체적인 행동에 나선 셈이다.

문 대통령의 대일 메시지도 서서히 수위가 높아지는 양상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일본 측의 조치 철회와 양국 간 성의 있는 협의를 촉구한다"며 "한국 기업이 실제로 피해가 발생하면 우리 정부도 필요한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전남 미래경제 비전 보고회 참석차 전남 무안을 찾아 "전남의 주민들은 이순신 장군과 함께 불과 열두 척의 배로 나라를 지켜냈다"고 밝혔다.

'이순신 장군'을 언급한 것 자체가 일본의 수출규제에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는 여전히 원만한 사태 해결을 기대하면서도 일본의 태도에 변화가 없다면 추가 대응에 나설 가능성을 열어뒀다.

일본의 이번 조치가 '국내 정치용' 성격이 다분한 만큼 오는 21일 참의선 선거 이후 일본의 태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으나, 청와대는 장기전에도 대비하는 모습이다. 일본의 수출규제 품목인 불화수소(에칭가스)를 한국 기업에 공급할 수 있다고 한 러시아의 제안을 정부가 진지하게 검토하는 것도 이런 기조를 반영하는 것으로 읽힌다.

디지털뉴스부기자 dtnews@dt.co.kr

전남 경제비전 선포식 인사말 하는 문 대통령. <연합 제공>
전남 경제비전 선포식 인사말 하는 문 대통령. <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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