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민간택지에도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하기로 밝히면서 정책의 실효성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등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올해 발표했던 청약시장관련 부동산 정책들이 잇따라 실패하면서 정책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진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연합뉴스
정부가 민간택지에도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하기로 밝히면서 정책의 실효성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등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올해 발표했던 청약시장관련 부동산 정책들이 잇따라 실패하면서 정책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현행 공공택지에만 적용되는 '분양가 상한제'를 민간택지에도 확대 적용할 수 있도록 이달 중 시행령을 바꾸면, 이르면 9월 분양 단지부터 본격 시행된다.
이는 최근 서울 새 아파트 분양가가 1년 새 12.54%가 오르는 등 집값 상승세가 심상찮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실효성을 두고 의문을 제기할 만큼 정책 신뢰도가 떨어진 상태다. 실제 올해 상반기만 놓고 보더라도 '땜질식' 부동산 정책 발표가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올해 2월 정부는 청약시장 부적격 당첨자가 속출하자 '무순위 제도'를 도입하고 부적격 당첨자 물량에 대한 예비청약자를 따로 뽑을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무순위 제도는 시세차익을 노린 현금 부자들의 배만 불려준 꼴이됐다. 실제로 서울에서 첫 무순위 청약제도를 적용한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192는 사전 무순위 접수에만 1만4376명이 접수해 미계약분 399가구를 놓고 평균 36.0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정작 본 청약에서는 1046가구 모집에 4857명이 접수해 4.64대 1의 경쟁률을 기록, 무순위 청약이 약 9배 더 경쟁이 치열했다. 이는 통상 청약제도에 여러 제약이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무순위 청약에는 아무런 청약제한이 없어 시세차익을 노리는 현금부자들이 대거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직방의 자료에 따르면 2월부터 지난달 까지 시행된 민간분양 무순위 청약 단지 20곳 중 17개 단지가 본 청약경쟁률보다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직방 관계자는 "청약통장이 없어도 만 19세 이상이면 청약할 수 있고 추첨 방식으로 진행돼 다주택자도 무순위 청약을 할 수 있다는 점도 본 청약보다 무순위 청약 경쟁률이 높아지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무순위 청약 경쟁이 심화되자 정부는 무순위 청약을 손보기 위해 지난 5월 청약제도 개선 방안을 내놨다. 투기과열지구 내에서는 무순위 청약자에게 잔여물량이 배정되기 전 청약자에게 물량을 배정하기 위해 예비당첨자 비율을 500%로 늘린 것이다. 무순위 청약을 도입한 지 불과 석 달만에 일이다. 이마저도 입법예고 등 관련절차로 인해 올해 말에나 폐지될 전망이다.
여기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보증심사 기준 역시 지난 2016년 도입 이후 올해 처음으로 개정됐다. 최근 서울 분양한 서울 재건축·재개발 분양단지 분양심사 과정에서 고무줄 심사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개선방안이 마련된 것이다. HUG 측은 지난달 분양가 심사기준 개선안을 발표하면서 "현재 서울 등 고분양가 관리지역에서 시행하고 있는 분양가 심사기준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현행 심사기준을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이달에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도입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소위 '땜질'식으로 갈피를 잡지 못하다보니 업계에서도 불만이 늘어나고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부동산 정책이 문제점이 생기면 그 부분을 메우는 식으로만 나오고 있다"며 "최근 2~3년간 발표된 부동산 정책도 셀 수 없을 정도여서 일선 부동산중개사무소 종사자들도 헷갈려한다는 우스개소리도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이대로라면 정부의 정책 신뢰도에도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