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생산기술 최고 전문가 평가 대기오염물질 논란 실마리 찾아 '위기관리 능력' 등 두각 나타내 강성 노조와 임단협 진행은 숙제
34년 몸담았던 국내 1위 철강업체 포스코를 떠나 현대제철로 자리를 옮긴 안동일 사장(사진)이 '해결사'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안 사장은 최근 고로 조업 정지 처분에 대한 행정처분 집행정지와 대기오염물질 배출 해결 등에서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했다. 다만 처음 접하는 '강성' 노조와의 임금과 단체협약은 숙제로 꼽힌다. 특히나 올해 5개로 분산해있던 현대제철 노조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통합해 사측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34년만에 친정 떠난' 안동일…현대제철서 위기관리능력 두각=10일 업계에 따르면 안동일 사장은 올해 3월 열린 제54기 현대제철 정기주주총회에서 단독 대표이사로 선출됐다. 주총 이전까지 현대제철은 김용환 부회장과 안 사장 등 '투톱' 체제였다.
안 사장은 1984년 포스코에 입사해 포스코 광양제철소장과 포항제철소장 등을 역임하며 34년간 철강업에 몸담은 철강 생산기술 분야 최고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국내 철강업계 2위인 현대제철이 1위 업체인 포스코 출신 인사를 파격적으로 영입한 것도 이런 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제철이 2001년 현대차그룹으로 출범한 이후 포스코 출신 엔지니어를 영입한 적은 있지만, 사장급을 영입한 것은 당시가 처음이다.
취임 약 4개월인 안 사장은 현대제철의 기대대로 그동안 철강업계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활용해 대외리스크를 해결해내고 있다.
가장 급한 불이었던 당진제철소의 고로 조업 정지 위기에서 일단 구출해냈다. 앞서 충남도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 "2고로의 블리더(안전밸브)를 개방해 대기오염 물질을 배출했다"며 10일간 조업 정지 처분을 내렸다. 현대제철은 처분이 부당하다며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집행정지 신청과 행정심판을 청구했고, 중앙행심위는 이를 받아들였다.
여론의 질타를 받았던 대기오염물질에 대한 실마리도 풀어가고 있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는 지난 4월 미세먼지 유발 물질 저감장치를 5년째 가동한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현재 당진제철소는 소결 공장의 신규 대기오염물질 저감장치인 '소결로 배가스 처리장치(SGTS)'를 통해 오염물질을 최대 80%까지 감축한 상황이다. 현재 운용 중인 1, 2소결에 이어 내년 3소결에도 SGTS를 적용하기 시작하면 연간 1200만톤을 생산하는 당진제철소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물질은 오는 2021년 작년과 비교해 배 이상 감축한 1만톤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현대제철은 기대한다.
◇취임 첫해부터 임단협 난항…노조 "대표이사 나와라"=사업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안 사장은 취임 첫해부터 임단협에서 암초를 만났다. 노조가 올해 창사 이래 첫 5개 지회가 통합해 임단협을 진행하면서다.
현대제철 노조는 인천지부, 광전지부, 충남지부, 포항지부, 충남지부 현대제철 당진(하)지회 등 5개 지회로 쪼개져 있는데, 이전까지 임단협 교섭은 사업장별로 진행해왔다. 때문에 노조는 교섭장에 대표이사가 나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된 4차 교섭에 참여하지 않았다. 앞서 현대제철 노조는 지난 6월 19일, 26일에 이달 7월 3일까지 3차례에 걸쳐 교섭을 진행하려 했지만, 사측 불참으로 별다른 논의를 하지 못했다.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교섭 불참 사유로 '5지회 교섭단 53명 참석은 비효율적이다', '대표이사 참석은 불가하다', '교섭단 이동 시 교통비용은 줄 수 없다' 등이다.
현대제철 노조는 예고한대로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진행한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교섭에 참석하지 않으면서 교섭 장소인 현대제철 광전지회에서 항의 집회를 한 이후 조정신청을 계획대로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