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팀이 치매나 루게릭병에 '세포 자가포식 유전자'가 관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향후 새로운 퇴행성 노질환 치료제 개발에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뇌연구원은 정윤하 선임연구원이 미국 존스홉킨스 의대 등과 공동으로 전두엽 치매와 루게릭병의 발병 과정에 'ATG7'이라는 세포 자가포식 유전자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규명했다고 10일 밝혔다.
자가포식 유전자는 세포가 손상되거나 노화된 세포소기관이나 일부 구조를 스스로 잡아먹어 세포 전체의 활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세포 내 청소부'로 불린다.
연구팀은 모델동물인 마우스와 초파리에서 특정 단백질(TDP-43)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결과, 세포의 자가포식에 필수적인 ATG7 유전자 활동이 억제되면서 신경세포의 퇴행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관찰했다. TDP-43는 전사조절 단백질로, 루게릭병으로 불리는 '근위축성 측색 경화증'과 전두엽 치매의 주요 병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반대로 TDP-43 유전자 발현이 억제된 초파리에서 유전자 조작을 통해 ATG7 유전자 발현을 증가시켜 자가포식 작용을 활성화하자, 신경퇴행과 운동능력 상실 증상이 개선되는 것을 확인했다.
정윤하 선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신경세포의 자가포식 기능을 담당하는 ATG7 유전자의 활성을 TDP-43 단백질이 조절한다는 사실과 이를 통해 신경세포 퇴행으로 이어지는 구체적인 과정을 유전자 수준에서 밝혀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자가포식 기능 활성화를 통해 새로운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오토파지(7월호)'에 실렸다.대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정윤하 뇌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세포 자가포식 유전자인 'ATG7'이 치매와 루게릭병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정 연구원이 모델동물인 마우스의 척수 조직을 관찰하고 있다. 뇌연구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