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제품 불매운동의 `두 얼굴`] "소나기는 피하자" 몸 사리거나…

JTI, 신제품 출시 간담회 연기
소니도 이어폰 관련 행사 취소
일본 기업들 이슈 피하기 고심
日 제품 불매운동의 '두 얼굴'

[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항한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거세지면서 한국에 진출한 일본계 기업들도 이슈를 피해가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급기야 오는 11일 기자간담회가 예정돼 있던 JTI와 소니는 나란히 기자간담회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8일 뫼비우스와 카멜 등의 담배를 생산하는 JTI코리아는 오는 11일 남산 제이그랜하우스에서 열릴 것으로 예정됐던 신제품 론칭 기자간담회 일정을 잠정 연기한다고 밝혔다.

JTI코리아 측은 "내부 사정으로 인해 간담회가 연기됐다"며 "구체적인 일정은 추후 재공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일본계 담배 제조 기업인 JTI가 최근 국내의 일본 제품 불매 운동과 관련, 역풍을 맞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행사를 취소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JTI코리아 측은 흡연 문제로 실외 행사를 예정했는데 당일 비가 예보돼 일정을 미룬 것이란 입장이지만 앞서 KT&G나 필립모리스 등이 신제품 출시 행사를 실내 행사로 치러왔던 만큼 설득력이 떨어진다.

실제 지난 5일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는 "수출제한 조치는 일본 침략행위에서 발생한 위안부·강제징용 배상 문제에 대한 보복"이라며 "일본 제품을 사지 않는 운동을 넘어 판매중단을 시작한다"고 밝히고 뫼비우스 등 일본산 담배를 전량 반품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JTI코리아 측은 "JTI는 스위스에 본사가 있는 글로벌 기업"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JTI는 일본 재팬타바코(JT)의 자회사로 모태는 미국의 담배회사 R.J. 레이놀즈다. JT가 R.J. 레이놀즈의 사업부문을 인수한 후 설립해 국제 사업 부문을 담당하고 있다. 일본 JT가 모회사인 셈이다.

같은 날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노이즈 캔슬링 무선 이어폰 신제품 출시 행사를 준비했던 소니코리아도 행사를 취소했다. 이 역시 회사 측은 내부 사정이라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소니코리아 측은 "내부 사정으로 행사가 취소됐으며 제품은 예정대로 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아름기자 armijjang@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