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7분기만에 영업익 1조 클럽 재진입
국내공장 가동률 100% 계획도 호재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올해 2분기 작년 같은 기간보다 차량을 덜 팔고도 개선된 경영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관측됐다. 이는 작년과 달리 급등한 환율 덕으로,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 평균)대로라면 현대차는 지난 2017년 3분기 이후 7분기 만에 영업이익 '1조 클럽' 재진입에 성공한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17.72% 늘어난 1조1193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은 5.94% 증가한 26조1800억원이다. 기아차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23.26% 오른 4345억원, 매출은 3% 증가한 14조4813억원으로 관측됐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2분기 세계 시장에서 판매량이 뒷걸음질했다. 현대차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7.21% 줄어든 110만6234대, 기아차는 4.99% 감소한 70만3115대에 그쳤다. 지속하는 중국 시장 부진의 직격탄을 맞은 탓이다.

장사를 못했지만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2분기 실적이 개선할 것으로 내다보는 이유는 바로 급등한 '환율'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원 떨어질 때마다 현대차 매출은 1200억원, 기아차는 800억원이 감소한다. 반대로 10원이 오르면 그만큼 매출이 오른다는 의미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평균환율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8.2%나 뛰었다. 분기말 들어 주춤하기는 했지만, 지난 5월 17일 원·달러 환율은 1195.5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작년 12월 4일 1106.50원까지 주저앉았던 점을 고려하면 급등한 것이다. 원·달러환율 10원에 울고 웃는 현대·기아차로서는 호재다.

실제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마진이 커지고 싸게 팔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작년 현대차 대미(對美) 수출 1위 차종인 준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 투싼의 현지 평균 소비자가격은 2만 6000 달러 수준이다. 1년 전만 해도 한 대를 팔면 원화로 2800만원을 챙겼지만, 현재는 3000만원 이상을 받을 수 있다. 차를 팔아 남길 수 있는 마진이 높아지면 그만큼 일정 부분을 할인할 수 있는 여력도 생겨 판매 촉진을 꾀할 수 있다. 최근 미국에서 판매를 크게 늘린 일본차 업계의 원동력인 '엔저'와 같은 맥락이다.

특히 현대차는 올해 국내공장 가동률을 10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는 지난 2015년 이후 4년 만이다. 연초 제시한 올해 판매목표 중 약 40%를 국내서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가 올해 제시한 연간 판매목표는 468만대다. 내수가 71만2000대, 해외판매 396만8000대 등이다. 내수 시장 판매 목표를 제외하면 국내서 생산한 약 60%(106만1500대) 물량이 해외로 건너가게 되는 셈이다.

▶본보 2019년 5월 3일자 1면 '[단독]현대차 국내공장 가동률 4년만에 100% 넘는다' 참조

원·달러 환율만 유지된다면 현대차로서는 그만큼 마진을 남길 여지가 크게 된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현대차의 국내공장 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5.5%, 기아차는 6.4% 증가한 상태다.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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