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銀 5000억 규모 중간배당
구조조정설에 "사실무근" 반박


외국계 금융사의 '탈(脫) 한국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외국계 은행들이 수익성은 떨어지는데 배당은 늘리면서 한국을 떠나는 사전 수순이 아니냐는 관측이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탈 한국' 구설수에 휘말린 대표적인 은행이 SC제일은행이다.

영국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이 100% 지분을 소유한 SC제일은행은 올 1분기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6.68%로 국내 일반은행 평균 8.40%에 못 미친다. 1분기 SC제일은행의 당기순이익은 7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줄었다. 실적이 이런데도 제일은행은 올 초 5000억원 규모의 중간배당을 결정했다. 자연히 "한국을 떠날 준비를 하는 것"이라는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현재 SC제일은행은 구조조정설에 대해 이를 '사실무근'이라며 강력 부인했다.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일반은행검사국 고위관계자들도 "SC그룹이 그룹 차원의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이나 SC제일은행의 구조조정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금융당국에 전달한 것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은행이 구조조정을 실시하기 전에 금감원에 보고하는 것은 의무사항은 아니다. 이에 금감원 역시 은행들의 '철수설'에 대해선 면밀이 살피고 있다. 일례로 지난 5월 금감원은 한국씨티은행에 대해 경영실태평가를 연장했다. 이는 씨티은행이 국내에서 영업점을 통폐합하고 신규 채용도 진행하지 않는 등 투자를 줄이는 행보를 보여서다. 지난 5월 이 은행은 중구 본점 사옥을 약 2000억원에 매각했다.

한국씨티은행은 올 1분기 당기순이익 6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9억원(17.7%) 감소했다. 그러나 지난해 기준으로 당기순이익의 3배가 넘는 9341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는 “중간배당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확충한 8억달러에 대해 자본효율화 차원에서 자본 규모를 적정수준으로 만들기 위한 일회적 조치로, 기말 배당과 단순 합산해 보는 것은 맞지 않다”면서 “이러한 자본효율화 및 기말 배당을 실시한 이후에도 씨티은행은 2019년 3월말 현재 BIS자기자본비율 18.93% 및 보통주 기본자본비율 18.21%를 기록했다”고 해명했다.

앞서 지난달 국내에서 10년 간 영업해 온 호주계 다국적 투자은행인 맥쿼리은행 서울지점도 폐쇄 절차를 마무리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비단 외국계은행이 아니더라도 실적은 나쁜데 고배당을 하면 논란이 일수밖에 없다"면서 "외국계금융사들이 (국내시장의)정부규제 리스크를 지적하는 것 뿐 아니라 자체적으로 신뢰회복에도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권의 국내시장 철수나 M&A(인수·합병)는 은행에 한정된 것은 아니다. 오는 2022년 새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ING그룹(한국ING생명, 2013년 12월 MBK파트너스에 매각), 알리안츠그룹(알리안츠생명 한국법인, 2016년 4월 중국 안방보험에 매각) 등 유럽계 보험사들이 한국 생명보험 시장에서 이미 떠났다.

심화영기자 dorot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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