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있다. 배터리전기차(BEV), 수소전기차(FCEV), 자율주행차(AV) 등으로 대표되는 미래차가 자동차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빠르게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같은 변화는 거스를 수 없는 글로벌 트렌드로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할 시에는 자칫 국내 산업 경쟁력 약화는 물론 미래차 시대에 경쟁국에 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한국이 선택할 여지는 많지 않다. 미래차 기술혁신과 현명한 정부정책이 어느 때 보다 더 긴급하고 절실하게 요구되는 상황이다.
자동차산업은 전기자,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를 중심으로 4차 산업혁명을 리드해 나갈 것이다. 특히 Maas(Mobility as a Service), ACES(Autonomy, Connectivity, Electrification, Sharing)로 대변되는 전기동력의 자율주행차가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제 자동차는 하나의 플랫폼 역할을 하고 여기에 다양한 서비스가 부가되어 무한한 확장성을 가지게 될 것이다. 당분간 자율주행차 보급은 규제가 덜한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어 갈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는 기술혁신과 센서 가격하락으로 자율주행 시스템 비용이 낮아지면서 자율차 판매는 2030년 글로벌 신차판매의 20~40%까지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은 전기차 및 자율차 제조기술에서 선진국과 대동소이한 수준이다. 하지만 핵심부품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중국과의 기술격차도 갈수록 좁혀지고 있다.따라서 R&D 투자 확대, 가격인하 등의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전기차용 배터리는 중국의 CATL과 BYD가 전세계시장의 36%를 점유하고 있으며, 특히 배터리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양극재는 중국산이 68%를 점유하고 있다.
수소전기차의 경우 핵심부품의 99%가 국산화 됐다고 하나 고압용기, 막전극접합체 등은 국산화율이 50% 미만이다. 수소충전소의 경우에도 수소농도센서, 가스필터 등은 대부분 일본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자율차의 경우에도 레이더, 라이더, 카메라 등 센서류는 국산화율이 저조하여 대부분 유럽과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에 의존하는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
글로벌 미래차 시장을 선도해 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와 업계간 장기적인 비전 공유와 협력이 절실하다. 정부는 2030년 전기차 누계 300만대 보급확대를 위해 인프라를 우선적으로 확충하여야 한다. 초기 시장 형성시까지 정부의 재정지원, 규제 완화, R&D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 특히 자율차를 운행하기 위해서는 자동차관리법, 도로교통법 이외에도 인프라, 보안, 책임소재 이슈 해결을 위한 20여 가지의 복잡하게 얽힌 국내 법·제도의 정비가 시급하다.
또한 핵심기술 개발을 위한 R&D 투자확대를 유인하기 위해서는 세액공제도 현재 대기업 2% 이하에서 8% 수준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산학을 연계하여 미래차 개발인력을 키우고 관련 스타트업을 배출하기 위한 테스트베드도 마련해 지원하여야 한다. 동시에 미래차 생산확대 등으로 향후 7,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등 노동환경의 변화에 맞춰 사회와 정부가 이를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과 사회적 합의를 구축해야만 한다.
전통적인 굴뚝산업의 보호와 개발에 기초한 패러다임과 사고를 전환하고, 신기술과 미래차에 걸맞는 신산업정책 패러다임을 구축하고 실행에 옮길 때이다. 자동차가 더 이상 단순한 이동수단으로서만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플랫폼으로서 공유경제와 스마트 모빌리티로 변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정부는 직접 개발자가 될 것이 아니라 기업의 기술혁신을 촉진하고 이를 위한 정치·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촉진자의 역할로 재탄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