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판문점, 같은해 9월 평양회담보다 지지을 상승 폭 적어…남북관계 개선도 숙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7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달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깜짝 만남 성사가 일단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으로 해석되지만, 문 대통령으로서는 향후 고민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리얼미터가 4일 발표한 7월 1주차 주중 여론조사 결과(TBS의뢰, 1일~3일 3일간 조사,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52.4%, 부정평가는 42.5%를 기록했다. 긍정평가는 4.8%포인트 오른 반면, 부정 평가는 5.1%포인트 내려간 결과다. 리얼미터는 "모든 이념성향과 대부분의 계층에서 일제히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결과는 지난달 30일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과 함께 판문점을 방문한 자리에서 김 위원장과 전격 회동, 미북 정상회담을 한 것이 여론에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회담에 대해 지난 2일 국무회의에서 "문서상의 서명은 아니지만 사실상의 행동으로 적대관계의 종식과 새로운 평화 시대의 본격적인 시작을 선언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 조사는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지난해 11월 마지막주 이후 긍정평가와 부정평가가 40%에서 팽팽하게 맞서는 약보합세가 계속돼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외교에서 성과가 당장 지지율로 연결된 셈이어서 문 대통령으로서는 일단 고무적이다. 다만

지난해 9월 제3차 평양남북정상회담 직후 53.1%이던 지지율이 61.9%까지 8.8%포인트 가량 치솟았고, 지난해 4월 판문점 남북정상회담때는 회담 2주 전 67.8%를 기록하던 지지율이 78.3%까지 급등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때보다 지지율이 낮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지지율 반등 폭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 굵직한 외교 이벤트가 계속되면서 유권자가 둔감해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또한 문 대통령이 '조연'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면서 향후 남북대화를 풀어나가야 하는 부분도 숙제로 남아있다. 문 대통령은 그간 한반도 문제에 있어 미국과 북한 사이의 '중재자'를 자처했지만, 지난달 30일에는 남북미 정상회담 대신 미북 정상회담만 열렸다. 회담 이후 북한의 대화 제안도 없는 상황이다. 북한은 개성공단 관련 남측 기업인들의 방북에도 소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북 정상회담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은 정당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같은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은 42.1%로 0.6%포인트 오른 반면,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은 28.2%를 기록하며 2.4%포인트 하락했다. 한국당의 지지율은 2·27전당대회 직전인 4개월여 만에 최저치다.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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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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