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부진하자 부품사도 타격
2·3차 협력사 사실상 고사상태
"납품처 다변화·강소기업 키워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전경.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전경. 현대자동차 제공


'자동차 불황' 직격탄 맞은 만도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국내 자동차부품업체들은 현대자동차그룹이라는 안정적인 매출처를 확보하고 있다". 만도는 올해 5월 공시한 1분기 분기보고서 내 자동차부품 산업 현황을 이같이 설명했다. 실제 작년 기준 만도의 매출에서 현대차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60%에 달했다.

침체의 늪에 빠진 국내 완성차 업계의 실적부진 후폭풍이 협력업체로 '도미노' 처럼 확산하고 있다. 안정적인 매출처(현대차그룹)의 부진 여파가 협력업체로 고스란히 번진 것이다.

만도는 지난 2017년 기준 매출 기준 세계 46위 부품 업체에 순위를 올릴 만큼 저력 있는 회사로 평가받는다. 이런 '맷집' 있는 회사까지 대규모 구조조정에 봉착하면서 2·3차 협력업체는 사실상 고사 상태에 놓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만도,현대차그룹 납품비중 '57%'…과도한 비중 부메랑으로=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만도는 작년 매출 기준 현대차그룹 이외 해외업체 납품 비중이 43%다. 만도 관계자는 "해외업체 납품 비중을 제외하면 나머지 매출은 모두 현대차그룹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절반 이상인 57%의 매출을 현대차그룹으로부터 벌어들인다는 의미다.

현대차그룹은 작년까지 4년 연속 판매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중국은 현대차그룹의 판매 목표 달성 실패의 근원지로 꼽힌다. 이는 올해도 어김없이 현재 진행형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현대차의 중국 합작법인 베이징현대차의 판매량은 3만6035대로 작년 같은 달보다 40.4% 감소했다. 올 들어 5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21만7136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5.9% 빠졌다. 지속하는 부진에 현대차는 일부 공장 가동 중단 결정을 내린 상태다. 이 여파로 작년 짐을 싼 임직원만 약 1000명에 달한다.

실제 만도는 20% 임원 감축과 조기 희망퇴직에 대해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등 중국 내수 시장의 판매 저조로 성장이 둔화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강소기업이 자립성을 키우며 여러 회사에 납품을 해야하는데, 현대차에 종속되어서 하다 보니 현대차 매출 감소 여파는 곧바로 이어진다"며 "자동차산업 허리 역할을 하는 부품사 산업이 붕괴하는 회복하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사슬처럼 묶인 자동차 산업…"납품처 다변화·강소기업 키워야"= 차량 1대에는 뼈대를 구성하는 철강부터, 심장인 엔진까지 최대 약 3만개 부품이 들어간다. 하나의 업체가 이를 감당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완성차 업체는 수백, 수천개의 협력사로부터 부품을 공급받아 차량을 완성한다. 자동차 산업은 이렇게 사슬처럼 묶인 구조다.

국내 부품사들은 불확실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납품처 다변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세계 5위' 완성차 회사인 현대차그룹은 더할 나위 없는 원청이지만, 한 곳만 올려다보면 리스크를 분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업종이 타이어다. 국내 1위 타이어 업체인 한국타이어는 수년 전부터 납품처 다변화를 꾀해왔다. 독일 고급차 업체인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는 물론, 일본 닛산 등에 신차용 타이어(OE)를 공급한다. 이를 통해 수년째 이어진 현대·기아차 부진 속에서도 선방한 경영실적을 내놓았다.

다만 중소업체의 경우 진입장벽이 높은 완성차 업체에 납품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자동차 산업 특성상 안전과 직결하는 만큼 신생 업체일수록 수주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호근 교수는 "정부가 막대한 R&D(연구개발) 비용을 지원하고는 있지만, 이마저도 완성차 위주의 메인 기술에 국한된다"며 "그렇다 보니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는 예산이 메이커에 종속돼 끌려다니게 된다"고 말했다.

김양혁기자 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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