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12개 업종서 피해 우려
건설·가전… 집중근로 불가피
"연장근로제 등 보완 입법 필요"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30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주 52시간 근무제를 도입한 지 1년을 맞은 가운데, 건설과 가전, 제약 등 업종을 중심으로 탄력적근로시간제 연장 등의 보완 입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2일 근로시간 단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주요 12개 업종을 조사한 결과, 산업계 부작용을 최소화 하기 위한 보완 입법이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기업들은 탄력근로시간제 최대 단위기간을 1년으로, 선택적근로시간제도 정산기간을 6개월 이상으로 연장하고 인가 연장근로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탄력근로시간제는 특정 일의 근로시간을 연장하는 대신에 다른 날 단축해서 일정 기간의 주당 평균근로시간을 기준근로시간(40시간) 내로 맞추는 제도다. 현재 단위기간은 취업규칙에서 정하는 경우 2주, 근로자대표와 서면으로 합의하는 경우 3개월이다.

한경연에 따르면 전자·패션 등 업종은 신제품 기획부터 최종 양산까지 최소 6개월 집중근무가 필요한데, 현재 탄력근로시간 단위기간이 짧다 보니 기업들이 경쟁력 저하를 우려한다고 전했다. 해외건설 업계의 경우 동남아 건설 현장은 집중호우(3∼5개월) 등을 피해 특정 기간에 집중근무가 불가피하한데,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이 짧아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벽지, 창호 등 건설 기자재 생산 업체들은 관련 건설공사가 6개월 이상 집중되는 만큼 작업여건을 고려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이오제약 업계 역시 신약개발 과정에서 임상시험 단계에 6개월 이상 집중근로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아울러 이달 1일부터 근로시간 단축이 적용된 호텔 업계는 연말연시 약 4개월간 행사가 집중될 때 인력 운영에 어려움을 우려하고 있다. 가전업계도 에어컨 설치·보수가 몰리는 여름 성수기에 집중근무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한경연은 탄력근로 최대 단위기간을 3개월에서 미국, 일본 등과 같이 1년으로 연장하고, 도입절차도 근로자 대표와 서면합의에서 직무별, 부서별 근로자 대표와의 합의로 바꿔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업무량을 예측할 수 없는 산업 특성상 선택적근로시간제도를 활용해야 하는 기업은 짧은 정산 기간 때문에 애로를 겪는다고 덧붙였다. 한경연에 따르면 IT서비스업은 테스트와 시스템 전환 등이 이뤄지는 프로젝트 마무리 단계에서 4개월 이상 집중근로가 필요하고, 이 때는 상시 대기체제로 근무해야 한다. 고객사의 새로운 요구사항이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데이터 오류가 발생하면 즉시 수정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게임 산업도 신규 게임 개발시 3개월 이상 집중근로가 필요하고, 예측못한 업무가 수시로 발생해 선택적근로시간제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경연은 이같은 산업에는 선택적근로시간제도 정산기간을 1개월에서 6개월 이상으로 연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근로시간 한도를 사실상 준수하기 어려운 업무에는 인가연장근로를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유화학·정유업은 통상 4년 주기로 정기보수 공사를 하는데 이 때는 2∼3개월 동안 숙련인력의 집중근로가 필요하고, 현실적으로 근로시간 한도를 준수하기 어렵다.

조선업의 경우 선박 건조 후에 계약서에 지정된 해역에서 실제 운항조건으로 3주∼1년 시운전을 할 때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승선해서 집중 근무해야 한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산업화 시대의 획일적이고 규제 위주의 근로시간 정책에서 벗어나 개인 창의성을 존중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근로시간 제도를 마련하기 위해 노·사·정이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박정일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