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업 타격 우려 8兆 지원약속
BBC 방송에 출연한 제러미 헌트 영국 외무장관  로이터=연합뉴스
BBC 방송에 출연한 제러미 헌트 영국 외무장관 로이터=연합뉴스

영국의 집권 보수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제러미 헌트 외무장관(사진)이 '노 딜'(no deal)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를 감수하겠다고 밝혔다. 브렉시트를 한 달 앞둔 오는 9월 말까지 유럽연합(EU)과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노 딜'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공영 BBC 방송에 따르면 헌트는 1일(현지시간) 런던에서 가진 연설에서 '노 딜'에 따른 우려를 완화하기 위한 10가지 계획을 제시했다.

'노 딜' 브렉시트란 영국이 아무런 협정을 맺지 못하고 오는 10월 31일 EU와 결별하는 것을 말한다. 헌트는 전날 만약 EU와 브렉시트 재협상이 불가능하다면 무거운 마음으로 '노 딜'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헌트는 자신이 영국 총리가 되면 8월 중에 EU와 재협상을 통해 '안전장치'(backstop)를 포함한 EU 탈퇴협정 대안 마련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으론 '노 딜'에 대한 준비에 본격 착수, 9월 초까지 잠정적인 '노 딜' 브렉시트 예산을 산출한 뒤 EU에 3주의 시간을 부여한다는 계획이다. 이 때까지 EU와의 대화에서 즉각적인 진전이 없으면 협상을 단념한 뒤 '노 딜'을 향해 움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헌트는 이날 '노 딜' 브렉시트 계획에서 가장 큰 타격이 우려되는 농업 및 어업에 60억 파운드(약 8조8000억 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아울러 관련 준비를 담당할 '노 딜' 위원회를 구성하는 한편, 공항과 항구 등에서 상품교역이 차질없이 계속될 수 있도록 교통위원회를 설립하기로 했다.

헌트는 "'노 딜' 브렉시트가 미칠 영향, 단기간에 발생할 어려움 등을 바로잡기 위해 정부가 개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은행에 긴급구제를 실시한 것처럼 정부가 농부와 어부, 소기업들을 도울 수 있다고 헌트는 말했다. 이에 필요한 자금은 영국 정부가 이미 '노 딜'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 배정한 여유 재원을 활용하면 된다는 설명이다.

'노 딜' 브렉시트가 발생하면 영국은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에 따라야 하며, 이로 인해 영국과 EU 간 수출입에 새로운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 농산품 등 수출업자 입장에선 비용 증가,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력 약화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헌트와 함께 보수당 대표직을 경쟁하는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 역시 지난주 '노 딜'에 대비한 재원을 농촌 등 지역사회를 지원하는 데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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