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프로세스 첫 단추 잘 끼워 習주석, 김정은 만난 소회 전해 껄끄러운 대기환경 협력 답변도 여전히 고압적인 北태도 과제로
오사카 G20 정상회의 韓中 정상회담이 남긴 것
'한중 정상회담-한미정상회담-남북정상회담-미북정상회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첫 단추로 주목된 한중정상회담이 27일 저녁 40간의 만남을 끝으로 종료했다. 일단 겉으로 드러난 성과는 '낫 배드'다.
문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을 통해 북한 김정은의 의중을 어느정도 파악했다. 이번 한중 정상회담의 최대 수확이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시 주석이 최근 방북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남에 대한 소회에 대해 문 대통령에 전했다"고 설명했다.
시 주석은 문 대통령에게 정상회담 과정에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변함이 없다는 점 △북한이 새 전략적 노선에 따른 경제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외부환경이 개선되길 희망한다는 점 △북한이 대화를 통해 이 문제를 풀고 싶어하고, 한국과 화해협력을 추진할 용의가 있다는 점 등 김 위원장을 만난 소회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유럽 순방과정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제안했지만 성사되지 않는 등 남북간 대화분위기가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의중을 파악해 한미 정상회담을 준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비교적 G20 정상회의의 첫 단추를 잘 끼운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또 문 대통령은 같은 자리에서 시 주석에게 다소 껄끄러운 주제인 대기환경오염 문제도 꺼내 "현재 중국은 환경보호에 대해 10배의 노력을 기울고 있다며 적극 협력해나가겠다"는 답변을 끌어냈다. 문 대통령은 시 주석과 정상회담 과정에서 한중FTA 후속협상, 다자무역은 물론 5G이동통신기술을 둘러싼 화웨이 사태까지 폭넓은 의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한중 정상회담에서 기자들이 폭행을 당하고 의전 부분에서 '혼밥 논란'이 나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교적 우리가 내야할 목소리를 당당하게 냈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하지만 G20정상회의를 길게 보면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많이 남았다는 지적도 있다. 먼저 당장 G20이후 한미정상회담을 준비해야하는 우리정부의 입장을 감안하면 비핵화의 방법론까지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은 점은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시 주석의 언급과는 달리 여전히 고자세로 나오고 있는 북한의 태도를 누그러뜨리는 것도 문 대통령으로서는 넘어야 할 산이다. 북한은 이날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 명의 담화에서 "협상을 해도 남조선당국을 통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며 "조미 대화의 당사자는 우리(북한)와 미국"이라고 못박았다. 우리 정부는 접경지역에서의 남북경협 카드를 내밀고 있지만 대북제재의 벽에 가로막혀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편 한중정상회담으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문 대통령은 28일 예정돼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다시 한 번 북한의 정확한 속내를 짚어내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일본에 머무르는 동안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러시아, 캐나다 등 모두 7개국과 정상회담을 진행한다. 28일 오후 2시5분에는 한·인도 정상회담이, 오후 2시25분에는 한·인니 정상회담이 개최된다. 이 밖에 아르헨티나, 네덜란드 정상과도 약식 회담 형식으로 만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이들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문제와 양자 관계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후 29일 귀국길에 오른다. 이어 29일 G20 정상회의를 끝내고 방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