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인 이상 사업자 내달부터 시행 신한, 주40시간 도전·인력 재배치 전산보안 관련 외주로 돌리기도 로봇활용 업무자동화 확산 전망
연합뉴스
7월부터 1년간 유예됐던 금융권에 대한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을 앞두고 은행권이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모바일뱅킹 시대를 맞아 전산부문과 IT프로젝트도 주52시간에 맞춰 운용할 수 있도록 태세를 갖췄다.
24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전국 시중은행은 모두 300인 이상 사업자로 내달부터 주52시간 시행이 본격화된다. 주52시간 근무제는 지난해 7월부터 도입됐지만 금융업은 '특례업종'으로 분류돼 시행이 1년 유예됐다.
급하게 시행할 경우 소비자가 서비스 이용에 불편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종업원 300인 이상 대형 금융사는 내달부터 시행에 들어가며 50~299인 중소형사는 내년 1월부터다.
가장 눈에 띄는 시중은행은 신한은행이다. 주52시간 근무제를 넘어 SK그룹처럼 주 40시간에 도전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내달 150여명의 본전 인력을 영업점으로 전진 배치한다. 영업력을 강화할 수 있는데다 주 52시간 근무 시행에 따라 영업점에서 인력이 더 필요한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 같은 재배치는 진옥동 행장의 제안으로 마련됐다. 진 행장은 "고객을 상대하는 지점에선 그날 일은 그 날 끝내야 하는 점을 감안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내달 초 예정된 정기인사에도 본점 인력 70명 가량을 뽑아 추가로 영업점에 배치할 계획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주 52시간 상한근로제 시행을 맞아, 주 40시간 기준으로 스마트하게 일하는 근로문화를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여타 시중은행은 주 40시간까지는 무리라는 입장이다. 은행 관계자들은 "연장근로가 발생하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기 때문에 주 40시간은 제도적으로, 전사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대형은행의 주 52시간 확산은 금융권 근로문화에 큰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우리은행 한 곳만 봐도 본점과 지점을 합친 전 직원 수는 1만5000여명에 달한다.
은행권은 모바일뱅킹 시대에 24시간 가동되는 전산보안업무 점검 등에도 대비하고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24시간 관제는 교대근무, 모니터링은 외주를 주고 있다"면서 "IT프로젝트의 경우에는 인력을 산정할 때 52시간 근무를 애초에 감안해서 설계한다"고 말했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IT프로젝트는 사업 추진시에 주 52시간 준수되게끔 기획을 할 것"이라면서 "필요시 휴일대체제, 시차출퇴근제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은행권의 로봇기반 업무자동화를 통한 '업무량 줄이기'도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외화송금 처리, 펀드상품 정보 등록, 담보 부동산 권리변동 사항 등록 등의 업무는 사람 손을 거치지 않고 자동 처리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미 9시간 이상 일을 하게 되면 자동적으로 PC가 꺼지는 시스템으로 미리 대비해 큰 혼란을 없을 것"이라면서 "일손이 달리는 지점이나 IT부서, 외환부서의 경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주 52시간 근무제는 금융권 내에서도 올 하반기 은행을 제외한 제2금융권에는 대부분 적용되지 못한다. 지난 3월 말 기준 국내 79개 저축은행 중 300인 이상 사업장은 OK, 웰컴, SBI, JT친애, 애큐온, 한국투자, 페퍼, 유진 등 8개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