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지난 23일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자력발전소의 정비사업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복수의 업체로 분산해 맡기는 계약 형식을 채택하는 등 '팀 코리아'의 바라카 원전 정비사업 '일괄·단독 수주'는 성공하지 못했다. 또한 계약 기간도 전체 사업 예상기간(10∼15년)보다 적은 5년으로 한정해 범위와 기간이 기대 이하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수력원자력은 23일 바라카원전 운영사인 '나와(Nawah) 에너지'와 정비사업계약을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바라카 원전 정비사업계약은 아부다비 바라카 지역에 건설 중인 한국형 원전 APR1400 4기에 대해 유지보수와 공장정비를 수행하는 사업이다. 정비서비스 계약 기간은 5년이며, 양사 간 합의에 따라 계약기간 연장이 가능하다.
이번 계약에 따라 한수원·한전KPS, 두산중공업은 바라카 원전 4개 호기의 정비서비스를 주도적으로 담당한다. 한수원은 플랜트 전문정비업체인 한전KPS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정비할 예정이며, APR1400 원전기술과 정비 경험을 바탕으로 UAE 원전 운영의 핵심적 역할을 수행한다.
이번 성과는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가 힘써온 UAE-한국 간 돈독한 신뢰와 우호관계를 바탕으로 한국의 우수한 원전 기술력과 운영능력을 인정받아 가능했다고 한수원은 설명했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나와의 원전운영을 지원하기 위해 한수원 고위직을 포함한 우수한 기술인력을 투입할 예정"이라며 "현지화 전략을 통해 UAE가 원전 운영역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라카 원전은 한수원의 고유 기술로 만든 한국형 원전 APR1400이 설치되는 만큼 한수원이 정비 계약을 일괄 수주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단독수주 시 계약금액은 최대 3조 원 규모로 추정됐지만 수주 금액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 등 실망스러운 수준이라는 게 원전업계의 지적이다.
정비계약 발주사인 '나와 에너지'는 애초 경쟁입찰로 장기정비계약(LTMA)를 체결할 것으로 전해졌지만, 계약 형태를 장기정비사업계약(LTMSA)으로 바꿨다. 나와 측은 LTMA에서 다수의 계약인 LTMSA 및 정비사업계약(MSA)으로 변경한 것과 관련, "나와의 주도 아래 단일업체가 아닌 복수의 협력사가 바라카 원전을 위한 정비용역을 제공하도록 하는 것은 나와가 바라카 원전의 정비작업 주도권을 보유해 안전과 품질 중심의 작업을 보장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지난 2009년 12월 프랑스, 일본 등과 경합한 끝에 바라카 원전 건설 입찰에 성공해 중동 지역 최초의 원전 건설 입찰이자 한국 원전산업 사상 첫 수출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하지만 나와가 LTMA의 계약형태를 수의계약에서 경쟁입찰로 바꾸고 미국 얼라이드파워, 영국 두산밥콕 등 경쟁자가 등장하는 통에 한국은 단독 수주에 실패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계약금액은 적지만 장기서비스계약(LTSA)이 프랑스전력공사(EDF)로 넘어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