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부, 성장률 하향 대내요인만큼은 是正해야

정부가 올해 성장률 목표를 2.5% 이하로 하향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정부 관계자는 "다음달 3일 발표를 목표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준비를 마무리하고 있다"면서 "성장률 목표치에 대해 고민중"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는 2.6~2.7%로 국내외 주요기관들의 예상치보다 낙관적인 편이다. 이제 정부마저 성장률 목표치 하향을 검토 중이다. 2.4% 또는 2.4∼2.5%로 내리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한다. 반도체 가격이 회복세로 돌아서지 않고, 미중 무역분쟁까지 격화되는데 따른 현실을 인식한 결과로 보인다.

이미 주요 경제전망 기관들은 잇따라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9개 해외투자은행(IB)의 올해 전망치는 지난달 말 기준 2.3%로 하향조정됐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2.5%에서 2.0%로 내렸다. 성장률 전망치가 줄줄이 낮춰지고 있는 것은 현 정부에게는 뼈아픈 대목이다. 소득주도성장을 최우선 정책목표로 삼고 2년 이상 재정을 쏟아 부었지만 되레 성장률은 뒷걸음치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홍남기 부총리는 국책·민간 연구기관장 10명을 초청해 간담회를 갖고 의견을 청취한 바 있다. 기관장들은 하반기 경제정책에 경기하강 속도를 완화하기 위한 대책을 담아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제언했다.

정부는 이같은 제안들을 귀담아듣고 난관을 타파할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어느 때보다 선제적 정책 대응이 시급한 상황이다. 최소한 성장률 목표를 하향시키는 대내적 요인 만큼은 시정해야한다. 기업들에 드리워진 불확실한 경영환경 중 정부의 노력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은 과감하게 걷어내야 하는 것이다. 우선 정책궤도를 바꿔 소득주도성장정책을 폐기해야 한다. 국내에서 기업을 하고 투자와 고용을 유지할 수 있게 기업 환경을 개선하는 일도 화급하다. 머뭇대다가는 성장동력을 회복할 수 있는 골든 타임을 놓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