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섭 ICT과학부장
최경섭 ICT과학부장
최경섭 ICT과학부장
"고용 늘리라고요? 기존 직원도 짤라야 할 판입니다. '워라벨'이다, '일자리 늘려라' 하면서 기업을 몰아세우고 있지만, 중소기업들은 아무 대책없이 그냥 폭탄을 맞을 수 밖에 없습니다."

종업원 400여명을 거느린 한 중소벤처 기업 대표의 입에서 과격한 말이 쏟아졌다. 유예기간을 거쳐 지난 4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주52시간근무제가 본격 적용되면서, 이 업체는 지금 직격탄을 맞았다. 4월 이후, 인건비 부담이 30% 가량 폭증하면서 주요 사업이 대부분 적자사업으로 돌아섰다.

납기지연도 우려되고 있다. 주 52시간근무제 시행에 따라 대형IT 프로젝트의 경우 기존 2교대에서 3교대로 개편했지만 당장 마땅한 인력을 조달하지 못해 기존 인력들을 돌려막기 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주52 시간 근무제에 맞춰, 그만큼의 신규 인원을 충원하라고 하지만 그건 돈이 넘쳐나는 대기업이나 가능할 겁니다. 수주금액은 오히려 매년 감소하는데 인건비는 올라가고, 무턱대고 신규 인력을 늘렸다가는 망하기 십상입니다."

주52 시간 근무제가 일선 산업현장에 적용되면서 곳곳에서 기업인들의 탄식의 목소리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근로조건, 재무상태가 취약한 중소벤처, 소상공인들은 거의 아무런 준비없이 맨몸으로 '고용폭탄'과 맞딱뜨리고 있다.

당장 지난 4월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에 주52시간 근무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인건비 폭증이 현실화 되고 있다. 중기 벤처업계에서는 주 52시간제가 적용되는 기업의 인건비가 20~30% 폭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건비 폭증 뿐만 아니라, 당장 추가인력 확보에 어려움이 큰 영세기업들은 납기지연도 우려되고 있다.

내년부터 주 52시간 근무제 적용을 앞두고 있는 종업원 300인 이하 영세 사업자들도 이미 폭풍전야 상태다. 특히 이들 기업들은 대기업이나 중견기업들이 주 52시간제 시행으로 모자라는 인력들을 빼가면서 벌써부터 비상이 걸린 상태다.

주 52시간제 도입, 최저임금 인상은 문재인 정부가 주창해 온 '소득주도 성장'(소주성)의 핵심과제다. 근로조건 개선을 통해, 노동자들에는 일과 삶의 균형, 이른바 '워라밸' 시대를 열어주고, 공정분배를 통한 성장, 그리고 일자리확대 까지 모두 거두겠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었다.

그러나 소주성 정책이 실제 산업현장, 기업에 적용된 현재, 상황은 정반대의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주 52시간제, 최저임금 인상이 현실화 됐지만, 기업은 높아진 인건비 부담과 엄격한 근로조건 때문에 신규 투자를 꽁꽁 차단하고 있다. 정부는 노동자들의 근로 시간을 줄이고 고용을 늘리라고 기업인들을 다그치고 있지만, 정작 기업인들은 만성적인 불경기에다 급속히 늘어나는 인건비 부담 때문에 신규 채용을 꺼리고 있다.

특히 경영여건이 최악의 상황에 달한 중소기업들은 정부의 일방적인 소주성 정책에 오히려 인력감축 으로 맞대응 하는 분위기다. 실제 중기중앙회가 357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내년도 최저임금이 오를 경우, 신규채용을 축소 하겠다고 답한 비율이 28.9%, 기존 인력을 줄이겠다는 비율이 23.2%에 달했다.

심지어 폐업도 불사하겠다는 곳도 7.8%에 달했다. 전체 중소기업의 절반이 넘는 기업인들이 현 정부가 일방적으로 소주성 정책을 강행할 경우, 정상적인 기업경영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대기업은 적폐세력으로 몰아부치면서도 중소기업 지원에는 총력을 기울여 왔다. 중기업체들의 오랜 숙원인 중소벤처기업부를 만들고 관련 산업 활성화에 막대한 재정을 쏟아붓고 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자신들이 가장 공을 들인 중기벤처로부터도 철저히 외면받고 있다. '소주성' 정책의 전면적인 재검토가 중기벤처의 돌아선 민심을 회복하는 첫 출발점이 돼야 할 것이다.

최경섭 ICT과학부장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