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차현정 기자] 올 상반기 ELS(주가연계증권) 발행실적이 사상 최대를 갈아치우며 증권사들의 실적 개선을 이끌고 있다. 천덕꾸러기에 가까웠던 ELS가 안정성과 다양성을 무기 삼아 '효자상품'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월별 ELS 발행규모는 1848건, 8조9451억원 어치로 집계됐다. 발행규모가 9조728억원(1743건)에 달한 지난 4월과 비슷한 수준이다. 작년 말 ELS 월별 발행규모가 2조원대로 쪼그라들며 증권업계 실적 악화를 부채질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ELS 월별 발행규모는 연초 1~2월 각각 4조304억, 4조4140억원으로 올라선데 이어 3월부터 다시 8조원대로 올라서기 시작했다.
특히 발행증권사들이 저마다 특정지수 쏠림을 진정시키는 등 기초자산의 다양성 확보를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발행규모나 잔고는 큰 틀에서 꾸준히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달 말 발행규모는 10조원을 넘어서며 상반기 최대 발행기록을 갈아치울 것이란 진단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회원사별로 차별화된 전략을 구사하며 기초자산의 쏠림이 완화됐고 상품의 조합 수가 증가하는 등 상품의 다양성이 확대되며 시장의 질은 더 좋아졌다"며 "상환 추정금이 소폭 감소하고 잔고는 증가해 발행이 추가적으로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LS 조기상환이 지난 분기에 비해 급속히 불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실적 개선 전망에 무게를 싣는다. ELS가 조기상환되면 증권사로서는 수수료 수익을 거둘 수 있고, 다른 상품 판매로도 이어질 수 있다.
실제 ELS 판매수익과 직결되는 상환규모는 최근 급증했다. 5월 말 기준 ELS 상환금액은 11조4147억원으로, 연초 3조1662억원의 네 배 가까이 늘었다.
증시 변동성 확대로 갈수록 중위험·중수익 상품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은 증권사의 ELS 발행규모 확대에 기인했다.
특히 글로벌 증시 저점 인식이 확대된 영향이 커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글로벌 주가가 2분기 크게 하락하면서 ELS의 매력도를 키웠다"며 "미중 분쟁 격화에 따른 주가하락 과정에 저점 인식이 확산되면서 ELS에 투자해도 추가적인 지수하락과 그에 따른 손실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초자산으로서 해외지수 연동형 활용도는 갈수록 높아지는 반면 월별 기초자산으로서 국내 종목지수 활용도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국내 증시 변동성 감소는 물론 투자자들에 안정적인 기초자산으로 분류될만한 국내 종목 대상이 별로 없다는 의미다.
이중호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나 한국전력, SKT, 포스코, 현대차를 제외하면 눈에 띄는 기초자산이 없다"며 "기타 기초자산이 일정한 수익성이 크게 담보되지 않기에 가격 등락도 심해 투자자들 역시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국내종목 역시 장기적으로 개별 종목에 대한 전체적인 추이를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