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하는 홍남기 부총리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KDI와 조세연 등 주요 국책·민간 연구기관장 10명과 간담회를 하며 발언하고 있다. 2019.6.14 사진 = 연합뉴스
민간·국책 연구기관장들이 정부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하반기 경기부양을 위해 확장적 재정정책이 필요하고 입을 모았다. 연구기관장들은 기업의 투자와 고용창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환경 조성이 가장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영민 LG경제연구원장은 "단기적으로 확장적 재정 정책과 금리 인하와 같은 통화정책으로 경기하강 속도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며 "전반적 경제활력 제고에 한계가 있는 복지분야 이전 지출보다, 사회·경제적 인프라를 갖추거나 혁신을 도모하는 등 순수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쪽에 재정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조업과 수출에 투자를 유인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기존 제조업은 임금이 계속 오르는 등 경쟁력이 자꾸 떨어져 투자가 어려운 상황인데, 고용 경직성 완화 등 새로운 투자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장기적 관점에서 제조업, 수출 의존적인 경제 구조를 벗어나기 위해 내수 강화 차원에서 서비스 산업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은 "경기 활성화를 위해 확장적 재정정책과 금리 인하 등 통화 완화 정책이 필요하다"며 "기업마다 인건비 인상, 노동·환경규제 때문에 '기업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느끼고 있는데, 투자와 고용을 유지할 수 있게 기업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력 제조업의 경쟁력이 계속 약화하는데, 연구개발(R&D)에 투자해 핵심기술 개발을 해야 관련 제품이나 서비스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재정·세제지원 대책을 주문했다. 이어 "최저임금은 동결에 가까운 수준으로 정해야 하고,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도 6개월에서 1년으로 늘리고, 처벌유예 기간도 늘려서 기업들이 대응책을 수립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공정경제뿐 아니라 경제 활성화에 좀 더 방점을 두는 방향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유찬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원장은 "적극적, 확장적 재정 정책을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확장 재정을 어떤 부분에 지출할 것인지 잘 생각해야 한다"며 "효과가 나오려면 모든 분야에 고르게 지출을 늘리는 게 아니라 몇몇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간 '나눠먹기식 지원'이 이뤄지면서 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았던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장지상 산업연구원장은 "단기적으로 재정을 확대해 경기가 가라앉지 않도록 하는 게 최선"이라며 "재정을 공급 부문의 생산성도 높이고 투자를 유발하는데 써야 한다"고 했다. 또 "시행 중인 수출활력제고대책의 지원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며 과거 업황이 좋지 않을 때 생태계가 망가졌으나 최근 수주 물량이 늘어난 조선업 부품업체를 예로 들었다.
배규식 노동연구원장은 "제조업은 고용뿐 아니라 전반적 경쟁력 등에서 어려움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며 "중소 제조업체 중 자체적인 설계·제품 개발 능력이 있는 기업의 비중을 키워나가기 위해 정부가 보조금을 선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상호 금융연구원 원장은 "제2, 제3의 글로벌 국가 재정위기를 맞지 않으려면 국가 채무비율 40% 선에 얽매일 필요가 없고, 재정집행을 통해 대외 부문에서 오는 위축을 막아주는 게 필요하다"며 "'상저하고(上低下高)'의 '하고'는 재정이 얼마나 받쳐주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