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둔 생명보험업계가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 간 'IT통합' 작업에 착수할 지 주목하고 있다. 새 회계기준에 맞추려면 2년 이상이 소요되는 만큼 연내 합병 여부에 대한 의사결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생명보험사끼리 인수·합병을 통한 통합은 지난해 2월 '미래에셋-PCA생명'이 유일하다. 신한금융지주는 오렌지라이프 지분 59.15%를 보유하고 있는데 잔여지분 40.85%를 모두 사들일 경우, 지분법상 순이익 규모가 늘며 생보업계 2·3위를 다투는 교보생명·한화생명과 경쟁할 수준까지 올라서게 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1월 신한금융이 계열사로 편입한 '오렌지라이프(구 ING생명)'는 신한금융의 실적 효자로 떠오르며 완전 자회사 편입 여부가 거론되고 있다.
신한 관계자는 "그룹사들이 모두 신한금융지주의 100% 자회사인 만큼 (오렌지라이프의)잔여 지분 인수가 전산통합보다 먼저"라면서 "이후 시스템통합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고, 양사 간 교집합이 없기 때문에 (TM도 우리만 있는 등)더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가 양사 간 합병이 속도를 낼 것으로 내다보는 이유는 신한금융 보험계열사인 신한생명과의 합병도 IFRS17에 맞추려면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이미 IFRS17 도입으로 자본 확충에 비상이 걸린 국내 보험사들은 IFRS17 도입에 대비해 저마다 통합 시스템 구축에 나선 상황이다.
디지털 전산 통합작업에 적어도 2년 이상이 소요된다. 따라서 신한 역시 오렌지라이프를 완전자회사로 편입시켜, 오는 2022년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이 도입되기 이전에 자산을 합치기 위한 전산통합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양사는 인력구성이 상이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진통도 예상된다. 판매채널에서 신한생명은 설계사, 대리점, 텔레마케팅(TM) 등이 각각 30% 정도를 담당하고 있을 정도로 고르게 분산돼 있다. 반면 오렌지라이프는 설계사를 통한 판매가 60% 이상을 차지한다.
급여 체계도 다르다. 신한생명이 지난달 30일 제출한 올 1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신한생명의 1인 평균 급여액은 3300만원이다. 반면 지난달 15일 오렌지라이프가 제출한 1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1인 평균 급여액은 8700만원 달한다.
오렌지라이프의 경우 연간급여 총액에는 미등기임원의 주식매수선택권 행사 이익과 임직원에게 지급된 자회사 편입에 따른 특별보너스가 포함돼 있다 해도 격차는 큰 상황이다.
한편 신한금융지주는 올 1분기 생명보험 계열사들의 선전 속에 호실적을 거뒀다. 신한금융은 올 1분기부터 지주 내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에 대한 공동경영위원회를 설치하고 두 회사 간 핵심업무 등을 조율해 나가고 있다. 심화영기자 doroth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