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앞줄 왼쪽 두번째), 나경원 원내대표(세번째)가 23일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열린 '구멍난 군사경계! 청와대 은폐조작! 문정권 규탄대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선별 상임위'로 국회 부분복귀
두 달 가량 국회 밖으로 돌았던 자유한국당이 23일 선별적으로 6월 국회에 복귀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한국당의 국회 복귀는 국회 정상화 차원이 아니라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임명 저지와 북한 선박 삼척항 입항 사건 및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의 책임규명 등이 목적이다. 국회가 열리더라도 여야가 더욱 날선 대치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표 명의의 성명을 발표하고 "이 정권의 폭정과 일방통행을 보고만 있을 수 없다"면서 "국회는 정상화되지 않더라도 한국당은 국회에서 할 일을 할 것"이라고 국회 복귀를 시사했다. 한국당이 장외 투쟁을 접은 첫번째 이유는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다. 한국당은 윤 후보자를 문재인 정부의 전형적인 코드인사이자 보은인사로 보고 있다. 한국당이 국회 복귀를 하지 않고 인사청문회 기간이 지나버리면 자칫 윤 후보자가 '무혈입성'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한국당을 움직이는 원동력이 됐다. 나 원내대표는 성명에서 "국민의 기본권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권력기관장인 검찰총장, 국세청장의 경우 인사청문회를 통해 적극 검증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나 원내대표는 윤 후보자 지명 이후 "검찰을 정권의 하수인으로 만들려는 음흉한 계략을 반드시 청문회를 통해 저지해야 한다"고 부적격 낙인을 찍은 바 있다.
한국당은 인사청문회 외에도 북한 선박 삼척항 입항 사건과 인천 수돗물 사태 등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는 것을 복귀 이유로 들었다. 나 원내대표는 "북한 선박 삼척항 입항 사건의 경우 무능 안보와 무장해제, 청와대 중심 조직적 은폐 의혹 등에 대해 국정조사를 추진함과 동시에 운영위원회, 국방위원회를 통해 실체를 규명할 계획"이라며 "아울러 '붉은 수돗물' 사태의 책임 및 원인 규명과 대책 마련을 위해 환경노동위원회와 행정안전위원회를 통해 따져 볼 부분을 따져보고 국민의 생명권을 지키기 위한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일부 상임위에 선별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중을 보였다. 한국당은 특히 이날 국회에서 '북한선박입항 은폐조작 진상조사단' 2차 회의를 연 데 이어 국회 앞에서 '구멍난 군사경계! 청와대 은폐조작! 문 정권 규탄대회'를 열고 안보 공세 수위를 높였다.
여야의 최대 격전지는 24일 예정된 본회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민주당은 24일 본회의를 열고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이낙연 국무총리의 시정연설을 진행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또 한국당이 참석하지 않더라도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 3당과 공조해 최대한 많은 상임위를 소집할 생각이다. 하지만 한국당이 추경 심사에는 여전히 부정적인데다 여야 합의없이 본회의를 강행하려는 것에 반발하고 있는 터라 충돌 가능성이 크다. 나 원내대표는 "24일 일방적으로 본회의를 여는 것은 국회 운영 관행에 정면으로 어긋나는 또 다른 파행 시도"라며 "의회 민주주의 기본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당이 일부 상임위에 복귀하더라도 추경 심사에 정상적으로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무엇보다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이 한국당 몫이라 한국당이 위원장 선임이나 예결위원 구성을 의도적으로 미루면 심사 자체가 불가능하다. 민주당도 한국당의 국회 복귀 진정성에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한국당이 진정성 없는 성명 발표로 정쟁을 일삼고 어깃장만 놓으려 하니 어처구니가 없을 따름"이라며 "한국당은 국회운영의 책임만 여당에게 떠넘기고, 정쟁만 일삼으려 해서는 안 된다. 우여곡절 끝에 개문발차를 한 6월 국회에서 한국당이 함께 제대로 일하기를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