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리설주가 직접 공항 영접 군중 조화·오성홍기 흔들며 환호 교착상태인 核협상 대책 찾을 듯
평양 도착한 시진핑 20일 중국 최고 지도자로는 14년 만에 북한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환영하기 위해 1만여 명의 군중이 평양 순안공항 활주로에서 화려한 조화와 소형 오성홍기를 들고 대기하고 있다.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시 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를 직접 영접했다. AP 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일 중국 최고 지도자로서는 14년 만에 평양 땅을 밟았다. 이날 시 주석의 차량 행렬이 지나는 도로 양편에 수십만 평양시민들이 도열해 '습근평'을 연호했다. 국영 중국중앙(CC)TV가 인터넷에 공개한 1분짜리 영상을 보면, 시 주석의 에어차이나 전용기가 내린 순안국제공항 활주로에는 1만여명의 군중이 네모난 대오를 지어 서 있다가 시 주석이 도착하자 일제히 손에 든 화려한 조화와 소형 오성홍기를 흔들면서 환호했다.
군중 사이에는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 중화인민공화국 주석 습근평 동지를 열렬히 환영합니다', '조중 친선' 등 한글과 중국어로 함께 쓰인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순안국제공항 활주로에는 의장대 사열 등 환영 행사를 위한 대형 레드카펫도 깔렸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에 따르면 시 주석과 펑리위안(彭麗媛) 여사는 이날 정오(현지시간)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해 마중 나온 김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의 영접을 받았다. 1990년 장쩌민 전 주석이 방문했을 당시에도 김일성 주석이 공항에 마중나왔고, 2001년 9월 다시 북한을 찾았을 때는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이 마중 나왔다. 후진타오 주석 방북 당시에도 김정일 위원장이 나온바 있다.
공항에는 김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비롯해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겸 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리만건 당 조직지도부장, 리수용 당 중앙위원회 국제담당 부위원장, 최휘 당 부위원장, 김수길 군 총정치국장, 리영길 군 총참모장, 노광철 인민무력상, 리룡남 내각 부총리 등 북한 고위층이 대거 참석했다. 일부 국내 언론에 숙청설이 나돌았던 김영철 당 대남 담당 부위원장은 지난 2일 김 위원장 부부와 함께 군 공연을 관람하며 건재를 확인한 데 이어 이날 시 주석의 국빈 방문 영접 행사까지 동행했다.
시 주석은 북한 도심 려명거리부터는 김 위원장과 함께 무개차로 갈아탔고, 거리의 환영 인파를 향해 손을 흔들며 화답하기도 했다. 금수산기념궁전 광장에서 열린 환영행사에는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겸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과 김재룡 내각 총리 등이 참석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김 위원장과 오찬 후 정상회담을 한 뒤 저녁에는 환영 만찬 참석과 북한 집단체조 관람 등의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최고 지도자의 북한 방문은 2005년 10월 후진타오(胡錦濤) 당시 주석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시 주석은 방북 기간에 김 위원장과의 회담에서 북·중 관계와 한반도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지난 2월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미·북 핵협상의 재개 여부를 북·중 정상이 논의해 어떤 결론을 끌어낼지가 최대 관심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