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이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중 양자회담을 열기로 전격 합의했다. 시진핑 주석의 방북 이틀을 앞두고 이뤄진 일이다. 시 주석은 평양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회담을 가진 뒤 오사카로 건너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게 됐다. 시 주석은 G20 무대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사실상 시 주석이 북핵 협상의 중재자로 떠오른 셈이다. 따라서 이번 G20 회의는 무역 뿐 아니라 북핵 문제까지 포함한 미중 담판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시 주석의 행보는 교착 국면에 빠진 북핵 협상의 현실을 고려할 때 나쁘지 않은 신호로 읽힌다. 다만 경계해야 할 대목이 있다. 미중 무역갈등이 최고조로 격화된 상태에서 북핵을 협상 지렛대로 삼으려는 의도가 엿보이기 때문이다. 시 주석은 19일 이례적으로 북한 노동신문에 기고를 했다. 기고문에서 "조선 측의 합리적인 관심사를 해결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주장하는 선 비핵화·후 보상 방식이 아닌, 제재완화와 안전보장을 포괄하는 북한의 단계적·동시적 해법에 힘을 보탠 것으로 해석된다. 시 주석의 방북이 알려진 직후 백악관이 "우리의 목표는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며 검증된 비핵화(FFVD)"라고 선을 그은 것도 바로 이런 점을 경계했기 때문이다.

시 주석이 북핵을 대미 협상의 지렛대로 악용하는 데 치중한다면 상황은 더욱 복잡해질 것이다. 특히 김 위원장의 제재 완화나 경제 지원 요청에 힘을 실어준다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전선이 무너질 수 있다. 이는 돌이키기 어려운 결과를 낳을 뿐이다. 중국의 대북 외교는 김정은의 비핵화 결단을 압박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중국이 북한에 가진 영향력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시 주석은 유엔의 대북 경제제재를 이행하면서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불러내야 한다. 그래야만 시 주석이 첫 수를 둔 '6월의 북핵 체스판'에 포석이 제대로 깔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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