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의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사진)이 간첩 혐의로 재판을 받던 중 카이로 법정에서 쓰러진 후 67세의 나이로 사망했다고 이집트 당국이 17일(현지시간) 밝혔다. 이집트 국영TV는 무르시가 이날 팔레스타인의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와 접촉했다는 간첩혐의로 법정에 출석했었다고 전했다.

이집트 검찰은 무르시가 이날 오후 4시 50분께 병원에서 사망선고를 받았다며 부검 결과 시신에서 부상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무르시는 이집트의 최대 이슬람 조직이었던 무슬림형제단 간부 출신의 지도자다.

친(親)무슬림형제단 정권으로 평가되는 터키와 카타르는 무르시의 사망에 애도를 표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무르시 전 대통령의 사망 소식을 접한 후 "알라가 우리 형제 무르시를, 우리 순교자의 영혼에 안식을 주시기를"이라고 조의를 표했다.

또 카타르 군주(에미르)인 셰이크 타밈 빈하마드 알타니는 트위터에 "무르시 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을 깊은 슬픔으로 받아들인다"며 "그의 가족과 이집트 국민에게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1951년 이집트 북부 샤르키아주 나일델타지역에서 태어난 무르시는 1975년 카이로대 공과대학을 졸업했다.

1982년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에서 공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1985년 이집트로 돌아와 자가지크대학에서 재료공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그는 1970년대 중반 사상적으로 이슬람 조직 무슬림형제단에 매력을 느끼기 시작했고 1992년부터 무슬림형제단 정치국 위원으로 본격적으로 활동했다.

2011년 시민혁명으로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의 30년 철권통치가 무너졌을 때 무슬림형제단 지도자였다.

무르시는 이집트에서 처음 자유 경선으로 치러진 2012년 6월 대선에서 무슬림형제단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그러나 집권 1년 만인 2013년 7월 압델 파타 엘시시 현 대통령의 군부 쿠데타로 실각했다.

무르시가 축출됐을 당시 이슬람 색채가 강한 새 헌법에 대한 반감과 경제 악화와 치안 부재 등으로 정권에 대한 지지도가 크게 떨어져 있었다.

무르시는 권좌에서 축출된 뒤 수감생활을 하며 엘시시 정권으로부터 탄압을 받았다.

2015년 이집트 법원은 무르시가 2011년 시민혁명 당시 교도소를 탈옥하고 경찰을 공격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했다.

또 이듬해인 2016년 이집트 대법원은 폭력 선동 혐의로 무르시에 대한 징역 20년형을 확정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이집트 당국에 무르시 전 이슬람교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다. 그의 독방 감금, 외부와의 고립 등 그의 사망 상황에 대해 공정하고 철저하며 투명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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