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폭스바겐, JV 건설 논의 LG화학, 완성차 업체와 합작 추진 시장 폭풍성장에 '합종연횡' 가속
지난 12일(현지시간) 중국 저장성 닝보시에 위치한 지리 자동차 연구원에서 열린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계약 체결식에서 펑칭펑 지리 자동차 부총재(앞줄 왼쪽)와 김종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사장(앞줄 오른쪽)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LG화학 제공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올 들어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업체 간 합종연횡이 줄을 잇고 있다. 전기자동차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물론 폭스바겐과 BMW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까지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이는 전기차 생산 능력과 성능 확보를 위해서는 우선 배터리 경쟁력 확보가 필수라는 공통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강의 몸값이 앞으로 더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1위 완성차 업체인 폭스바겐은 스웨딘의 배터리 제조업체인 노스볼트와 노르웨이에 새 배터리 합작 공장을 짓기 위해 총 9억 유로(약 1조2022억원)를 투자하기로 한 데 이어, SK이노베이션과도 추가 조인트벤처(JV) 공장 건설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소식통은 "아직 신생 업체인 노스볼트의 생산역량과 기술 등을 고려했을 때 추가 협력이 불가피하고, SK이노베이션이 가장 유력한 후보군"이라며 "공장은 중국에 만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윤예선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 대표는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폭스바겐과 JV는 계속 협의 중이며, 협의를 시작한 지 1년 이 채 안된다"며 "다만 구체적 내용은 사업 체계 준수 조약 때문에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 지리자동차와 합작공장 건설을 밝힌 LG화학 역시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의 추가 합작을 추진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이미 비공개로 여러 업체들과 JV 설립을 논의 중이며 조만간 추가 성과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배터리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한국 뿐 아니라 일본, 중국 배터리 업체와도 협력을 추진 중이며, 완성차 업체 간 협력도 하는 등 바쁜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도요타는 세계 1위 배터리 제조사인 중국 CATL과 손을 잡았고, 중국 BYD와 일본 도시바 등과도 협력해 전기차 사업을 빠르게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BMW의 경우 재규어랜드로버와 함께 전기차 기술 개발을 위해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폭스바겐의 전기차 모듈 플랫폼 MEB에는 포드 등이 가세하면서 차세대 전기차 표준 규격 확보를 위한 세력 형성을 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양질의 배터리 확보가 전기차 시대의 주도권 다툼의 핵심 '키'라는 완성차 업체들의 인식 때문이다. 중국 정부의 경우 완성차 업체들에게 올해 친환경차 비율을 10%로 맞출 것을 요구하는 등 친환경차에 대한 각국의 규제가 이어지는 데 비해 배터리는 공급 부족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아우디가 배터리 공급 부족으로 전기차 E-트론 출고 일정을 미루고 있다는 소문은 해당 업체의 해명에도 업계에서 이미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전기차 시장은 2019년 610만대에서 2025년 2200만대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완성차 업체들이 자체 배터리 경쟁력 확보를 위해 투자했지만 사실상 모두 실패했고,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 위해 지금은 기술보다 물량 확보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배터리 업체 역시 안정적인 수요 확보와 동시에 증설에 따른 투자 부담도 덜 수 있는 만큼 이 같은 합종연횡은 앞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