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일순 홈플러스 대표가 지난 2월 27일 서울 여의도에서 진행된 '홈플러스 리츠 상장 기자 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웨버샌드윅 제공>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가 지난 2월 27일 서울 여의도에서 진행된 '홈플러스 리츠 상장 기자 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웨버샌드윅 제공>
[디지털타임스 김민주 기자]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가 '실적 쇼크'에 따른 내부 동요를 진화하기 위해 자필 손편지를 썼다. 대주주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 매각설에 시달리는 가운데 최악의 성적표까지 받아들자, 임직원들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행보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 자필 편지. <홈플러스 제공>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 자필 편지. <홈플러스 제공>
17일 임일순 대표는 A4용지 4매에 달하는 편지를 직접 손으로 쓴 후 이를 2만4000명의 임직원이 있는 게시판에 올렸다.

임 사장은 이날 편지에서 "작금의 상황은 전통 유통사업자들의 생존이 위협받는 위기"라며 "격한 경쟁 속에서 지속되는 매출 감소와 가파른 비용 상승으로, 미래가 불투명해지는 시점에 서있다"고 말했다.

임 대표가 자필 편지를 쓰기로 결심한 것은 수익성 악화로 언제 회사가 팔릴지 모르는 직원들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홈플러스 노동조합은 MBK파트너스가 대형마트 업황이 어려워지자 매장 폐점과 직원 감축을 시도하고 있다며 비판해 왔다. 이에 대해 임 사장은 "여러분이 주주에 대해 갖는 막연한 염려가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며 "저는 우리와 주주가 걷고 있는 길이 다르지 아니하며, 회사는 주주 변경과 상관없이 영속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단위 : 억원 / 2018회계연도(2018년 3월~2019년 2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제공>
단위 : 억원 / 2018회계연도(2018년 3월~2019년 2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제공>
홈플러스의 2018회계연도(2018년 3월~2019년 2월)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091억원으로 전년 대비 57.6% 감소했다. 매출액은 7조6598억원으로 전년보다 3.7% 줄었다. 임 대표는 온라인 사업자, 편의점, 지역슈퍼 등이 늘어난 데다 전문점과 초대형몰, 아울렛, 창고형 할인마켓 등 산업간 경계가 사라지고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는 점을 실적 부진 이유로 꼽았다.

그간 심혈을 기울였던 리츠 상장마저 무산된 터라 실적 부진에 대한 임 대표의 위기감은 남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국리테일홈플러스제1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이하 홈플러스 리츠)는 지난 2월 28일~3월 13일까지 국내외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실시했으나 해외 기관 투자자들의 참여 저조로 상장을 철회했다. 한국신용평가는 홈플러스의 단기 신용등급을 A2+에서 A2로 한 단계 내렸다.

송민희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리츠 상장이 무산되면서 재무적 가변성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며 "내수 시장 부진과 대형마트 산업 수익성 악화, 유통업계 경쟁력 심화 등 유통업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수익성 저하 요소 때문에 등급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임 대표는 올해 중점 과제로 6가지 경영과제를 제시했다. △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점의 강점을 융합한 '홈플러스 스페셜' 확대 △모바일 사업 전사적 집중 △지역밀착형 매장 '코너스'의 업그레이드 △신선식품 슈퍼마켓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가속화 △'데이터 강자'가 되기 위한 결단과 몰입 △신선혁명 등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온라인 쇼핑을 중심으로 유통 생태계가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홈플러스가 내놓은 대안만으로 실적 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지 우려의 시각을 보낸다. 특히 다른 경쟁사와 비교해 온라인 전략이 약하는 지적이다.

임 대표는 "지난해부터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실행해왔던 과제들이 홈플러스를 차세대 유통의 지평으로 옮겨놓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새로운 비전 실행의 과정에 지치지 말고 모두 함께 참여해 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김민주기자 stella2515@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