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경제상황 따라 적절 대응"
금리인하 시그널에 시장 롤러코스터
3년만기 국고채 금리 1.4%에 거래
연내 최저치 갈아치울 가능성 높아
금시장도 요동…g당 5.1만원 최고가


중앙은행이 금리인하를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판단한 자금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내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발표를 앞두고 '기준금리 인하설'이 고개를 들면서 시장은 요동쳤다. 지난 12일 이주열 한은 총재는 창립 69주년 기념사에서 통화정책 방향을 두고 "경제 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하반기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한은의 금리인사 시사 발언이 나오자 당장 채권금리는 뚝뚝 떨어지고 금값은 최고치를 경신했다.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직전 거래일인 지난 14일 기준 1.470%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4월 24일 기준금리 수준인 1.75%를 하향 돌파하고 나서 1.4%대까지 낮아졌다.

당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1.469%까지 낮아지며 연저점을 기록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연 1.5%를 밑돈 데 이어 연내 사상 최저치(1.246%)를 갈아치울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한국거래소 KRX금시장에서 1g당 금 가격은 14일 5만1370원(1돈당 19만2637원)을 기록, 2014년 3월 시장이 개설된 후 최고가를 새로 썼다.

이에 한은은 금리인하 딜레마에 휩싸인 모습이다. 한은은 지금까지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부동산시장 과열과 가계부채 급증 문제 등 금융 불균형을 경계해왔다. 금리인하로 대출금리가 내려가면 그동안 규제로 억눌려 있던 부동산 투자 심리가 자칫 자극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발언으로 금리인하에 명확하게 선을 그어오던 이 총재가 필요할 경우 금리인하도 검토하겠다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시장은 풀이하고 있다. 통화정책 스탠스에 변화가 생긴 것은 경기하강 추세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금리인하 압박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올 들어 수출과 투자가 역주행하는 등 한국 경제는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마이너스(-) 0.4%로 뒷걸음질치며 10년 만에 최저치로 내려앉더니 4월 경상수지마저 7년 만에 적자를 냈다. 지난달 수출액도 전년대비 9.4% 줄어 지난해 12월부터 6개월째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게다가 '금리인하=경기부양' 효과가 예전만큼 크지 않다는 점도 통화정책을 딜레마에 빠뜨리는 요인이다. 기업투자와 가계소비 등 내수가 부진한 것은 시중에 돈이 덜 풀렸다기보다는 돈이 시중에 돌지 않는 이른바 '돈맥경화'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경기지표가 지금보다 급격히 악화되는 상황에 몰리면 한은이 금리인하를 단행할 여지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벌써부터 시장의 관심이 인하 시기와 폭으로 향하고 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한국은 미국보다 여건이 더 좋지 않아 무역분쟁에 따른 세계 교역위축과 반도체 경기하강의 충격이 더 클 것"이라며 "3분기 중 금리를 한 차례 내리고 경기 상황에 따라선 꼭 연내는 아닐지라도 두 차례 이상 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시장은 내달 18일 열릴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목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31일 개최된 금통위 회의 의사록이 오는 18일 공개되면 금통위원들의 시각을 읽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심화영기자 dorot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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