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를 어떻게 작성해야 상사로부터 야단을 덜 맞을까? 논문을 어떻게 작성해야 지도 교수로부터 잘 썼다고 인정 받을 수 있을까? 혼인 날짜까지 잡아놓은 연인들끼리 문자 1줄 때문에 파혼을 맞기도 한다. 아울러, 아무 생각 없이 보낸 문자 1줄로 가족 간 분란이 발생하기도 한다. 좋은 글쓰기의 기준은 무엇일까?

2008년 영국 런던에서 시작된 논문컨설팅 업체 ㈜지식펜이 대학원생들에게 필요한 논문 관련 이론들을 시리즈로 발표하고 있다. 지식펜 박원수 대표는 지난 2월 14일 우물이론(Well Theory)과 4월 22일 연구나무이론(Research Tree Theory)를 발표하였다.

'우물이론' 은 논문의 하위 구조를 3단이나 4단 정도로 작성하는 것이 독자들과 연구자 자신의 방향성 유지를 돕는다는 것이다. '연구나무이론' 은 지식사의 성장이 나무가 가지를 밀어 올리며 성장하는 것처럼, 선행 연구들을 읽고 그 끝에 가지 하나 추가하는 방식임을 주장하기 위한 것이다.

(주)지식펜 박원수 대표
(주)지식펜 박원수 대표
그리고 2019년 5월 4일, 박원수 대표는 가독성 이론(Legibility Theory)을 발표하였다. 이 이론은 학술적 글쓰기 원칙 16가지를 준수할 경우 논문지도 교수를 포함하여 글을 읽는 독자들이 글을 보다 쉽고, 빠르고,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다.

가독성 이론이 기존 한글 문법 관련 서적들과 다른 점은 2가지다. 첫째, 국내 한글 작성법 관련 서적들이 국어 문법을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가독성 이론에서 제안하는 16가지 기준들의 극히 일부만 제시하거나 모두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가독성 이론에서는 <그림> 에서 제시한 요소들을 준수할 경우 논문의 가독성이 향상된다는 것이다. 가독성 이론의 개념과 구성요소들은 다음과 같다.

가독성 이론의 학술적 글쓰기 원칙 16가지
가독성 이론의 학술적 글쓰기 원칙 16가지
지식펜 박원수 대표가 한글 작성의 비과학성을 발견하기 시작한 것은 2008년부터 영국에 체류하면서부터이다.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를 수료하고 영국으로 건너간 그가 학회활동을 하면서 여러 명의 영국 교수들로부터 '한국 유학생들의 글을 이해하기 힘들다' 라는 이야기를 반복적으로 듣게 되었다.

논문컨설팅을 진행하면서 그가 깨달은 사실은 유학생들의 영어 실력의 문제가 아니라 '생각하는 능력의 부재' 와 '한글 언어 사용의 비과학성' 이 문제였다는 것이다. 한국인들은 왜 글쓰기를 힘들어할까? 박 대표는 그 원인을 ▲개인 차원(독서량) ▲조직 차원(학교 교육의 방향) ▲사회 차원(한글 사용 역사) 3가지로 추정하여 아래와 같이 주장한다.

첫째, 좋은 책을 많이 읽을수록 글쓰기 능력이 향상된다. 일종의 모방 효과이다. 여기서 좋은 책은 간명하게 작성된 책이어야 한다. 같은 내용이라도 길고 복잡하게 작성된 도서는 글쓰기 능력 향상에 별로 도움이 안 된다. 비판적/ 분석적/ 체계적으로 만들어진 책이 좋은 책이다. 일반 대중 서적보다 논문 읽기를 추천한다. 좋은 논문을 많이 읽을수록 좋은 글쓰기 능력이 구현된다.

둘째, 학교 교육평가 방식이 객관식 시험이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서 수능시험은 인생의 향방을 가르는 절대적인 기준으로 작용한다. 그리고 불행히도 수능시험은 '5지 선다형 객관식' 이다. 그 결과 전국의 모든 학생들을 객관식 수능시험 점수에 매달리게 만든다. 그 사이 청소년들의 생각하는 능력은 멈춰버린다. 그 결과 생각의 표현 수단인 글쓰기와 말하기 능력은 발달하기 어렵다. 글쓰기는 문법 맞추기 게임이 아니다. 글쓰기는 생각하는 능력이다.

셋째, 한글 사용의 역사가 일천한 탓이다. 세종대왕이 만든 한글은 그 역사가 600년 가까이 되었지만 조선시대 내내 지식인 계층에서 문자로 사용되지 못했다. 그리고 1988년 한겨레신문이 탄생하면서 한글 전용 신문이 겨우 나왔다. 이런 짧은 역사 속에서 한글의 체계적 사용 원칙이 성장하기에는 부족하다.

논문이나 보고서를 가독성 있게 작성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논문은 '공공재 (Public Goods)' 이기 때문이다. 지식으로 생산된 논문은 누구나 오해 없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정제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아니다. 선배들이 작성해 놓은 논문을 읽고 후배들은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어려워한다. 그리고 잘못 작성된 선배들의 논문과 비슷한 수준의 글을 토해낸다.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 있다.

21세기는 국가 간 지식생산능력을 기본으로 무한 경쟁하는 시대이다. 그러나 노벨 과학상 수상자 수는 현재까지 일본인이 24명이고 한국인은 0명이다. 일본과의 지식 격차가 약 30~50년 정도 벌어져 있다. 구한말 시기 우리는 국력 약화로 일제의 식민지가 되었다. 현시기, 국가의 힘은 지식생산능력이다. 지식 격차를 좁히기 위해서는 좋은 지식을 많이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 그러나 그 지식을 가독성 있게 작성하는 일은 더욱 중요하다. 지식 생산의 선순환 구조를 갖추어야 지식 강국으로 나아갈 수 있다.

한편, '지식 강국 코리아' 를 위한 지식펜의 노력은 방문특강과 세미나 등을 통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지식펜은 2016년부터 현재까지 논문작성방법을 사회공헌활동 차원으로 꾸준히 진행 중이다. 아울러 고려대학교, 서울시립대학교, 중앙대학교, 경희대학교 등 4개 대학원 학생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매 학기 '논문 콘서트' 를 진행하고 있다. 다가올 6월 29일에는 가독성 이론을 주제로 한 고객 세미나가 진행될 예정이다. 참가신청은 전화문의를 통해 가능하다.

imkt@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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