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물 들어올 때 노저을 준비를 하던 국내 조선사들의 올 수주 목표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 해의 절반을 돌았지만, 아직 목표로 삼은 수주 목표 절반을 채우지 못하면서다. 세계적인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기술력을 앞세워 순항하는 듯했지만, 선박 발주량이 지속해서 줄고 있어 '수주 절벽'에 다다른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빅3' 중 올해 수주 목표 절반 이상을 넘긴 업체는 한 곳도 없다.
삼성중공업이 올해 목표 78억 달러의 38%인 30억 달러를 수주해 그나마 가장 높았다. 대우조선해양은 목표 83억7000만 달러 중 약 32%를 달성한 상태고, 현대중공업의 선박 수주는 25억 달러로, 연간 수주 목표인 159억 달러의 20%도 채우지 못하고 있다.
국내 조선 3사는 올해 수주 목표를 줄줄이 상향 조정했다. 세계 조선업황이 회복세에 들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조선부문에서만 작년보다 21% 높게 잡았다. 삼성중공업 역시 24% 늘려 잡았다.
작년 7년 만에 중국을 누르고 세계 1위를 되찾은 자신감도 한몫했다. 국내 조선사들은 작년 세계 LNG운반선 76척 중 66척을 수주하며 싹쓸이했다. 그만큼 세계에서 국내 조선사들의 기술력을 인정한 결과로 풀이된다. 올해 역시 작년과 비슷한 수준의 LNG운반선 수주가 예상되고 있다.
연초만 해도 국내 조선사들의 목표는 순항할 것만 같았다. 1월 대우조선해양이 초대형유조선(VLCC) 4척을 시작으로 수주 신호탄을 쏜 데 이어 현대중공업 역시 같은 달 원유운반선 2척 수주 소식을 알렸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세계 발주량은 점차 쪼그라드는 모양새다. 올해 1~5월 세계 발주량은 941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8% 줄어들었다. 작년의 경우 1522만CGT로, 전년보다 68% 늘었지만, 2017년(904만CGT) 수준까지 주저 앉은 것이다.
7년 만에 되찾았던 1위 자리도 다시 중국에 내줄 처지에 몰렸다. 올해 1~5월 수주 실적은 중국이 406만CGT(166척)로, 1위를 기록 중이다. 이어 한국(283만CGT), 이탈리아(111만CGT), 일본(86만CGT) 등의 순이다. 한국과 중국의 격차는 올해 1~2월만 해도 3만CGT에 불과했지만, 올 들어 5월까지 123CGT까지 벌어졌다. 월별 기준 한국은 지난 2월과 5월 1위를 차지하기는 했지만, 단기간 내 격차를 좁히기는 힘들 것으로 관측된다. 국가별 수주잔량도 중국이 2947만CGT, 한국은 2112만CGT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반년이라는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조선사들 역시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중국이 자국 발주를 등에 업고 질주하고 있는 만큼 1위 자리를 유지하는 것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김양혁기자 mj@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