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장난감 취급` 무차별 폭행해 사망

10대 4명 상해치사 혐의 입건
비정한 장난이 결국 비극이 됐다. 친구를 '장난감 취급'하며 무차별 때려 숨지게 한 10대들이 경찰에 자수했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A(19)군 등 10대 4명이 11일 친구를 때려 숨지게 했다고 순창경찰서에 자수했다.

사건은 바로 전북지방경찰청을 통해 광주 북부경찰서 강력팀에 전달됐다. 강력팀이 찾은 원룸 안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피해자 B(18)군은 하의만 입은 채 방 안에 쓰러져 숨져있었다. 온몸은 멍과 핏자국 투성이었다. 방안에서는 휘어진 철제 목발, 구부러진 우산, 찌그러진 청소봉 등이 발견됐다.

창에서는 피가 튄 자국까지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가해자인 10대 4명과 B씨는 지난해 만났다. 광주의 한 직업전문학교를 함께 다니다 친해졌다. 이들은 고향을 달랐지만, 타지 생활하는 처지에 올해 3월부터 함께 한 원룸에 모여 살았다. 또래들이 함께 살며 오랜 시간을 함께하다 보니, 힘에 의한 상하관계가 생겼다.

친구들은 B씨를 장난감 취급하듯 괴롭히기 시작했다. 가해자들은 B군에게 다른 친구를 지목해 놀리게 했고, 시키는 대로 놀렸다는 이유로 때렸다. 주먹과 발길질이 모자라 우산, 목발 등을 흉기로 썼다.

경찰은 A군 등 친구들은 지난 8일 귀가한 후에도 B군을 폭행했다고 보고 있다.이날 폭행은 안타깝게도 평소와 달랐다. 9일 오전 1시쯤 폭행당한 B씨가 숨을 멈춘 것이다. 놀란 A군 등은 렌터카를 빌려 함께 고향으로 도주했다.

10대들은 도주 하루도 안 돼 함께 경찰서를 찾아 자수를 했다. 현재 광주 북부경찰서는 이들의 신병을 순창경찰서로부터 인계받아 광주로 압송한 상태다.

경찰은 이들을 통해 B군 살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B군에 대한 시신 검시 결과, 폭행에 의한 다발성 손상이 사인으로 추정됐다.

경찰은 A군 등 4명에 대해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