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사진)가 "하늘나라에 가서 우리 국민들을 위해 민족의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마지막 메시지를 남겼다.
김성재 김대중평화센터 상임이사는 11일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별세한 이 여사의 유지를 공개했다.
이 여사는 "국민들께서 남편 김 대통령과 제게 많은 사랑을 베풀어 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다"며 "우리 국민들이 서로 사랑하고 화합해서 행복한 삶을 사시기를 바란다"고 유언했다. 이어 "동교동 사저를 '대통령 사저 기념관(가칭)'으로 사용하고 노벨평화상 상금은 대통령 기념사업을 위한 기금으로 사용해달라"고 했다. 이 여사가 언급한 상금은 김 전 대통령이 2000년 12월 노벨평화상을 수상하며 받은 900만 스웨덴 크로네(한화 10억9724만원)를 의미한다. 김 전 대통령은 노벨상 상금 11억 원 중 3억 원을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에 기증했다. 남은 8억 원은 매해 12월 이자를 받아 불우이웃 돕기와 국외 민주화운동 지원에 사용해왔다.
이 여사의 유언장은 변호사 입회하에 세 아들의 동의를 받아 작성됐다. 유언 집행의 책임은 김 상임이사가 맡았다. 이 여사는 유족들이 모든 가족이 모인 가운데 눈을 감았다. 김 상임이사는 "유족들 모두 임종을 지내면서 성경을 읽어드리고 기도하고 찬송을 부를 때에 여사님도 함께 찬송을 부르며 편히 소천했다"고 설명했다.이 여사의 장례는 김대중평화센터 주관하에 '여성지도자 영부인 이희호 여사 사회장'으로 치러진다. 사회장은 사회적으로 공로가 큰 인물이 사망했을 때 사회 각 단체가 자발적으로 모여 거행하는 장례의식이다. 전직 대통령 등이 별세할 때 치르는 국가장 다음급으로 예우를 갖춰 진행된다. 발인은 14일이다. 이 여사는 발인 당일 오전 장로를 지냈던 신촌 창천교회에서 열리는 장례예배 후 장지인 국립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이 여사는 10일 오후 11시37분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향년 97세를 일기로 소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