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불신의 덫' 공포 엄습
유전자치료제 연구 발목 잡나
'제2의 황우석 트라우마' 우려

지난 2018년 7월 이우석 코오롱티슈진·코오롱생명과학 대표가 인보사의 미국 FDA(식품의약국) 임상 3상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 제공
지난 2018년 7월 이우석 코오롱티슈진·코오롱생명과학 대표가 인보사의 미국 FDA(식품의약국) 임상 3상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 제공


골관절염 신약 인보사케이주(인보사)의 허가 취소로 제약바이오 업계에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번 사태가 자칫 코오롱생명과학 에서 끝나지 않고 업계 전반에 '제2의 황우석 트라우마'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10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최근 검찰이 인보사를 개발한 코오롱티슈진의 한국지점, 이우석 대표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어지면서 이 대표가 코오롱티슈진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또한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소송이 잇따르면서 바이오 업계 전체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 대표는 미국 임상이 최대 과제인 코오롱티슈진을 공동대표이던 노문종 대표에게 일임하고 앞으로는 검찰 수사와 식품의약품안전처 행정처분에 대한 소명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이 대표가 코오롱티슈진 대표 사임 이후 최근 주재한 코오롱생명과학 내부 회의에서 청문절차에 필요한 소명 준비와 수사에 최선을 다 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 전했다.

앞서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 29일 식약처로부터 △인보사 품목허가 취소 △'K&L Grade 2'의 임상3상 임상계획승인 취소 △의약품 회수·폐기 등의 처분에 대한 사전통지 공문을 받았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오는 18일까지 품목허가 취소와 임상계획승인 취소에 대한 의견을 진술해야 한다. 의약품 회수·폐기 처분에 대한 의견은 오는 19일에 진술한다.

코오롱생명과학, 코오롱티슈진을 상대로 한 줄소송도 이어지고 있다. 법무법인 오킴스가 2차 인보사 투여 환자 공동소송 원고를 모집 중이다. 이미 1차 모집때 보다 많은 245명(6일 기준)의 환자들이 모였다. 엄태섭 오킴스 변호사는 "1차 모집 때보다 환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개인들이 입은 손해에 국가가 나서주지 않고 있고, 코오롱 측이 선제적으로 배상하려는 움직임도 없다 보니, 환자들은 공동소송 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킴스는 7월초쯤 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오킴스는 지난달 말 244명의 원고를 확정해 코오롱생명과학을 상대로 위자료 등 총 25억원을 청구하는 공동소송을 낸 바 있다. 주주들의 공동소송도 이어진다. 지난달 말 법무법인 한누리가 코오롱티슈진의 소액주주 294명을 대리해 회사와 등기이사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 손해배상 청구액은 약 93억원 규모다. 법무법인 제일합동법률사무소는 코오롱티슈진의 주주 142명을 대리해 65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법무법인 한결도 소송을 희망하는 주주를 모으고 있다. 현재까지 300명가량이 소송 참여 의향을 밝혔으며, 이들의 피해액 추산 규모는 100억원에 달한다.

국내 손해보험사들도 코오롱생명과학으로부터 의료비를 돌려받기 위해 소송에 나섰다. 또한 법무법인 해온은 지난 5일 코오롱생명과학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청구 민사소장을 접수했다. DB손해보험, 삼성화재보험, KB손해보험, MG손해보험, 흥국화재해상보험, 롯데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농협손해보험, 메리츠화재해상보험, 현대해상화재보험 등 총 10곳이 이번 소송에 참여했다. 보험금 환수액은 3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앞서 법무법인 해온은 코오롱생명과학과 이우석 대표가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약사법을 위반했다며 지난 31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형사고소장을 제출했다.

국산 기술로 만들어진 세계 최초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의 '추락'에 바이오업계는 착잡한 분위기다. 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2004년, 사람 난자에서 체세포배아줄기세포 추출에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거짓으로 판명된 '황우석 사태'로 인해 한국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10년 이상을 트라우마에 갇혀있었다"며 "인보사 사태가 바이오산업에 대한 불신으로 번지지 않도록 당국과 업계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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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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