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기술 패권전쟁속 뒤숭숭
인도, 중국 잇는 최대시장 부상
직격탄 맞은 화웨이·애플 이어
5G 주도권 노리는 삼성 대격돌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여파로 스마트폰 시장에 '혹한기'가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이머징 시장인 인도가 급부상하고 있다. '탈화웨이' 압박속에 급제동이 걸린 화웨이와 애플은 물론 세계 1위 스마트폰 업체인 삼성전자 까지 인도 시장을 잡기 위해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인도는 최근 집권 2기를 연 모디 정부가 디지털 프렌들리 정책의 일환으로 5G 주파수 경매와 서비스 상용화에 속도를 내면서 글로벌 IT 기업의 각축장이 될 전망이다.

라비 샨카르 프라사드 인도 통신부 장관은 최근 100일 내에 5G 테스트를 시작하고 연내에 5G 주파수 경매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인도 통신부는 이와 함께 인도 역사상 최대 규모의 LTE·5G 주파수 경매절차를 9~10월 중 시작할 예정이다.

◇5G 시장 열리는 인도… 성장잠재력 높아= 인도는 인구 14억명 으로 중국에 맞먹는 시장인 데다, 유선통신 인프라가 낙후돼 이동통신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신규 이동통신 가입자 수에서 중국에 이은 2위 국가로 꼽힌다.

지난해 12월 기준 인도 이동통신 가입자는 11억7600만명 으로, 소득수준에 비해 이동통신 가입비율이 높다. 보다폰아이디어가 4억2000만명, 바르티에어텔이 3억4000만명, 릴라이언스지오가 약 2억80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해 1~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는 인도 5G 인프라 관련시장이 약 1조달러(약 1125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인도 정부는 5G 상용화를 앞두고 삼성전자를 비롯해 에릭슨·노키아·시스코 등을 테스트 파트너로 선정한 상태다.

5G 도입에 다소 소극적이던 인도 정부는 이달 들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9월중 5G 실증테스트를 하고 10월께 5G 주파수 경매를 시작해 연내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5G용 주파수는 700㎒의 35개 유닛과 3300~3600㎒ 대역의 175개 유닛으로, 유닛당 최저 입찰가는 49억2000만 루피(6920만 달러, 820억원)로 예상된다. 각 블록은 20개 유닛으로 구성돼, 이번 경매를 통해 10개 주파수 블록이 할당된다. 블록당 최저 입찰가는 1000억 루피(14억달러, 1조6600억원)에 달한다.

할당되는 주파수 대역이 2개 사업자가 5G 서비스를 하기에 불충분하고, 경매 가격이 너무 높다는 지적이 업계에서 나오는 가운데 새로 진영을 꾸린 모디 정부가 보완안을 내놓을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다만 바르티에어텔·보다폰아이디어와 달리 3위 사업자인 릴라이언스지오는 감내할 만한 가격이라며 입장차를 보였다. 2위 사업자인 바르텔에어텔은 M&A와 경매를 통해 이미 충분한 주파수 대역을 확보한 만큼 주파수 확장보다 기존 네트워크 투자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상황이다.



◇"5G 시장 잡아라"…글로벌 IT 기업 각축전= 5G 시장 개화를 앞두고 글로벌 기업들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삼성전자와 노키아, 에릭슨은 일단 안정적 지위를 확보했다. 삼성은 릴라이언스지오, 노키아는 바르티에어텔, 에릭슨은 보다폰아이디어와 5G 테스트를 할 계획이다. 특히 삼성은 릴라이언스지오에 4G 통신장비를 단독 공급하면서 5G 관련 협력도 추진하고 있다. 릴라이언스지오는 2016년 9월 LTE 통신과 무료 음성통화, 저렴한 데이터 요금을 내세우며 출범한 후 2년이 채 안된 작년 상반기 가입자 2억명을 넘어서며 급성장했다. 기존 통신사들의 점유율을 빠르게 빼앗으며 인도 통신시장 지형도를 바꿨다는 평가다.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을 20%로 끌어 올리겠다고 선언한 삼성도 인도는 중요한 전략시장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작년과 올해 아시아 최고 부호인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그룹 회장 딸과 아들 결혼식에 참석하는 등 직접 공을 들여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릴라이언스지오에 장비를 공급하는 단일 기업 지위를 확보했고, 5G 시장에서도 기회가 기대된다"면서 "릴라리언스지오의 가입자가 최근 3억명을 넘어섰고 가입자별 월 데이터 사용량이 10.9GB에 달한다"고 밝혔다. 대용량 고속 데이터 전송에 효과적인 5G가 빠르게 시장을 키울 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것.

삼성은 특히 5G와 관련해 반도체 설계·제조부터 단말기, 무선기지국장비, 코어장비, 소프트웨어 툴까지 토털 솔루션을 보유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삼성은 고정밀 3D맵을 기반으로 무선기지국 구축 장소부터 커버리지 설계를 시뮬레이션하고 설계하는 솔루션도 보유했다. 5G, AI 등 미래기술에 220억 달러를 투자해 기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을 밀어붙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국 샤오미에 내준 스마트폰 시장 1위 자리도 탈환하기 위해 올 들어 이달까지 총 11개 모델 중저가 스마트폰을 내놓는다. 특히 이달중 '갤럭시 M시리즈' 네 번째 모델인 '갤럭시 M40'과 중가폰이지만 프리미엄 폰에 가까운 '갤럭시 A80'을 출시하며 점유율 올리기에 나선다. 올해 인도 시장 점유율을 2배로 늘리는 게 목표로, 기존 오프라인 유통과 병행해 온라인 유통망을 공략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일단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원플러스에 3분기 동안 내준 1위 자리를 지난 1분기에 되찾았다.

◇화웨이 참여허용 여부 조만간 결론=최근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되면서 미국·일본·유럽에서 고전하는 화웨이는 인도 정부에 참여기회를 열어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인도 통신부는 작년말부터 내부 검토를 하면서 화웨이 측에 각종 소명자료를 요구했지만 내부 의견이 갈린 채 최종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프라사드 장관이 곧 결론을 낼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화웨이인디아 대표가 조만간 장관을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화웨이 제재를 기회로 총 42건의 5G 통신장비 공급계약을 맺은 노키아도 인도를 전략시장으로 규정하고 공을 들이고 있다. 노키아는 최근 인도, 라틴아메리카 등 신흥국에서 추가 계약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애플도 인도를 놓치지 않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애플은 미 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부과한 고율 관세를 피하기 위해 중국 내 제조공장을 인도 등으로 옮기며 지역 내 입지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3월부터 인도에서 아이폰 7을 생산하기 시작한 데 이어 아이폰X 등 고가 제품도 생산할 계획이다. 아울러 중저가 제품을 중심으로 스마트폰 판매를 늘려 작년 1.2%까지 떨어진 인도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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