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수출액 전년比 9.4% 하락
건설 등 투자 감소세 지속 전망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석 달 연속 우리 경기가 부진할 것으로 판정했다. 내수가 둔화되고 수출이 위축되면서 경기가 활력을 되찾지 못할 것이란 평가다.

KDI는 10일 'KDI 경제동향' 6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생산이 소폭 확대됐으나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부진이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이같이 진단했다. KDI가 '경기 부진'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올 4월부터다. KDI는 작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경기 둔화' 진단을 내놓다가 4월 처음으로 '부진'이라는 단어를 사용했고 5∼6월에도 '경기 부진'을 유지했다.

경고 수위는 점차 강해졌다. 4월엔 '경기가 점차 부진해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에서 5월엔 '투자와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가 부진한 모습'이라고 강도를 높였다. 이달엔 '경기 부진의 지속'이라는 표현을 써 사실상우리 경제가 '부진에 늪'에 빠져 있음을 시사했다.

KDI는 경기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수출이라고 지목했다. 특히 세계경기의 둔화 추세가 지속되면서 반도체와 석유류 등을 중심으로 감소폭이 확대됐다는 것이 KDI의 분석이다.

5월 기준 수출금액은 전년 동월 대비 9.4% 감소하며 4월(-2.0%)보다 감소폭이 확대됐다. 자동차 수출은 13.6% 증가했지만, 반도체와 석유화학 수출이 전년 동월보다 각각 30.5%, 16.2% 감소했다. 무선통신기기 수출도 마이너스(-) 3.2% 증가율을 보이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KDI는 조업일수를 반영한 일평균 수출액도 16.7%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자본재와 1차 산품(원료 형태 생산품)을 중심으로 수입이 줄면서 전반적인 수입액은 감소세(-1.9%)로 전환했지만 수출 감소 규모가 더 커 무역수지는 전년 동월(62억3000만 달러)의 3분의 1 수준인 22억7000만 달러 흑자에 그쳤다.

4월 전산업생산은 전월(0.5%)보다 높은 0.7%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조업일수(+1일) 변동을 감안하면 생산 증가가 추세적이라고 평가하기에는 아직 어렵다는 게 KDI의 분석이다.

제조업 출하의 증가폭이 미미한 가운데, 재고율은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고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의 동반하락이 멈췄지만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어서다.

KDI는 "일시적 요인을 감안할 때 전반적인 산업 생산의 흐름은 부진한 모습"이라고 지적했다.4월 소비와 관련해선 "소매판매액 증가율이 축소되면서 민간 소비는 완만하게 둔화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액은 4월에 1.4%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1분기 평균치(1.7%)보다 증가폭이 줄었다. 다만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0.8%)보다 높은 1.5%의 증가율을 보였다.

4월 투자 부문 역시 "설비 투자의 감소폭이 일부 축소됐으나, 건설투자를 포함한 전반적인 투자의 흐름은 부진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자본재수입액이 큰 폭의 감소율을 지속하는 등 설비 투자의 부진이 완화되고 있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건축기성의 감소가 지속하고 주거부문 선행지표가 부진해 당분간 건설투자의 감소세는 지속할 전망"이라고 전망했다.

성승제기자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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