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현대중공업 노사가 7년여간을 끌어온 통상임금 소송 판결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중공업으로서는 세계 1위 조선사 출범 첫 단계인 현시점에서 어느 판결이 내려지던 노사관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여곡절 끝에 세계 1위 조선사 출범에 첫 단추를 끼우는 데 성공했지만, 내부 잡음에 지속해서 시달리는 모양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근로자 10명이 지난 2012년 회사를 상대로 낸 "상여금 800%를 통상임금에 넣어 다시 산정한 연장근로수당 등을 소급해 지급하라"라는 소송 판결이 임박했다. 대법원은 2017년 10월 18일 이번 소송 쟁점에 관한 재판부 논의에 돌입한 상태다.
앞서 1, 2심 판결은 엇갈렸다. 1심 법원은 2015년 근로자의 일부 '승'을 선고한 데 반해 다음 해 2심 재판부는 사측 손을 들어줬다.
두 재판의 판결을 가른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신의칙)' 적용 여부와 '시점'이다. 신의칙이란 법률관계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지 않은 채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뢰를 저버리는 쪽으로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는 추상적 규범이다.
1심 법원은 신의칙을 적용하지 않았다. 근로자가 소송을 제기한 2012년 당시 현대중공업의 순이익이 1조296억원에 달하기 때문에 사측이 받아들여도 경영상 부담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대로 2심 법원은 2016년 판결 시점을 기준 삼아 조선업종 불황에 따른 경영상 위기를 이유로 사측 손을 들어줬다.
앞서 두 차례에 걸친 소송 결과가 엇갈리며 어떤 판결이 나올지는 쉽사리 예단하기 힘들다는 게 법조계 분석이다. 다만 어떤 결과가 나오든 현대중공업으로서는 부담이 가중할 수밖에 없다. '최악'과 '차악'만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이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원고소가 6억3000만원의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나는 구조다. 이번 소송이 결과를 근로자 전원에게 적용하기로 노사가 합의한 대표소송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소송에서 승소하더라도 노동조합의 반발이 예상된다. 가뜩이나 법인분할(물적분할)로 노사 관계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현대중공업으로서는 설상가상의 결과나 다름없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날도 물적분할 주주총회 무효를 주장하며 오후 1시부터 4시간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지난 5월 16일부터 물적분할 반대파업에 돌입한 노조는 오는 14일까지 5일간 4시간 부분파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노조는 현재 민주노총 울산본부와 함께 주총 무효 소송인단을 모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측으로서는 기본적으로 승소가 좋기는 하지만, 어떤 판결이 나오더라도 노조 측의 반응을 살필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김양혁기자 mj@dt.co.kr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회사의 법인분할에 반대하며 주주총회 장소인 한마음회관을 점거해 농성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