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는 여러 제약사가 공동 위탁 시험
자체 시험 없이 복제약 만들 수 있어
'발레르탄 사태' 등 시장 악영향 심각
불 떨어진 업계 '벼랑 끝 전략' 가능성
"법 시행전 무더기 공동생동 할수밖에"



강화하는 공동·위탁 생동 규제

정부가 제네릭(합성의약품 복제약) 난립을 차단하기 위한 대책 중 하나로 공동·위탁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생동성 시험) 규제 강화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의약품의 품목허가·신고·심사 규정' 일부개정고시안에 대한 의견을 오는 14일까지 수렴한다.

앞서 식약처는 지난 4월15일 의약품의 품목허가·신고·심사 규정 일부개정고시안을 행정예고 했다. 위탁(공동) 생동성 시험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개정된 고시는 유예기간 1년 후 시행된다. 1년 후에 원 제조사 1곳에 위탁제조사 3곳까지만 공동·위탁 생동성 시험을 허가받을 수 있다. 이후 3년이 경과하면 위탁생동이 전면 폐지된다. 최종적으로 2023년 7월에는 공통·위탁 생동성 시험 1건당 허가받을 수 있는 제네릭 수를 1건으로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생동성 시험은 복제약이 오리지널약과 동일한 약효와 안전성을 갖고 있다는 점을 입증하는 시험으로, 제약사가 복제약의 제조·판매를 허가받으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다.

식약처가 공동·위탁 생동성 시험을 제한하고 나선 것은 복제약 난립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현재 국내에서는 공동·위탁 생동성 시험을 허용해주고 있어, 여러 제약사가 공동으로 비용을 지불해 생동성 시험을 위탁 실시하고 있다.

특히 공동·위탁 생동성 시험에 참여할 수 있는 제약사 수에 제한이 없는 상태다. 또한 이미 생동성 시험을 완료한 복제약을 만든 제조업소에 동일한 의약품 제조를 위탁한 제약사는 생동성 자료를 별도로 제출하지 않아도 기존 생동성 자료로 신규 허가가 가능(생동자료 허여)하다. 이미 생동성 시험을 거친 제조업소에 여러 제약사가 의약품 제조를 위탁하기 시작하면, 자체 생동성 시험 없이도 무제한으로 복제약이 만들어지게 되는 구조다.

위탁제조 계약을 통해 품목허가를 쉽게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제네릭 허가의 문턱을 낮춘 공동·위탁 생동성 시험이 자칫 복제약 난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온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난해 발암 가능 물질이 함유된 고혈압 원료의약품 '발사르탄'으로 만들어진 제네릭 의약품이 국내에서 무더기로 판매중단 되는 사태가 벌어진 것 역시 복제약이 난립하는 시장 환경과 무관하지 않으며, 복제약 난립의 주원인 중 하나가 바로 공동·위탁 생동성 시험이라는 게 규제당국의 진단이다.

지난해 7월 발사르탄 원료의약품을 만드는 중국 기업인 제지앙 화하이가 생산과정을 바꾸는 과정에서 발암물질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불순물인 NDMA(N-니트로소디메틸아민)가 검출된 바 있다. 이에 해당 원료를 쓴 고혈압약이 회수되고 제조·판매가 중지 조치되는 사태가 벌어졌었다.

당시 국내에서 제조·판매중지 조치된 발사르탄 성분 함유 고혈압약은 무려 175개 품목에 달했다. 영국이 5개, 미국 10개, 캐나다가 21개였던 것과 대조되는 숫자로, 복제약이 난립하는 국내 제약시장의 환경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러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다수 제약사들이 개정된 고시가 시행되는 2020년 하반기 이전까지 제네릭 의약품 허가를 받고자 생동성 인정을 서두르는 움직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달까지(5월 22일자 공고 기준) 생물학적동등성을 인정받은 품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0% 증가한 818개에 달했다. 월별 생물학적동등성 인정 건수는 1월 79건에서 2월 120건, 3월 106건, 4월 219건, 5월 294건 등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공동·위탁 생동 활용으로 별도 생동 자료 제출 없이도 품목허가를 받을 수 있었는데 4년 뒤에는 이러한 방식으로는 아예 (의약품)등재가 불가능해지는 것"이라며 "제약사들은 위탁제조사 수를 3개로 제한하는 내년 7월까지 하나라도 더 많은 의약품 허가를 획득하기 위해 공동생동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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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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