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왼쪽 세번째)가 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0 경제대전환 위원회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4일 '2020 경제대전환위원회'를 출범하고 정부·여당과의 본격적인 정책대결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한국당은 지난달 7일부터 18일 동안 민생투쟁 대장정에서 모은 의견을 경제대전환위에서 가다듬어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에 대항할 수 있는 경제정책을 제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한국당 역시 수개월 동안 반복되는 국회 파행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경제대전환위가 정부·여당의 발목잡기용이 아니라는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는 숙제도 함께 떠안았다.
한국당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경제대전환위 발족식을 열었다. 경제대전환위 위원장은 김광림 최고위원, 정용기 정책위의장, 김세연 여의도연구원장이 공동으로 맡았고, 김종석 의원이 간사 역할을 하기로 했다. 경제 분야 전문가위원장은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이 맡았으며, 현역 국회의원과 전문가 등 총 77명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경제대전환위는 분야별로 △총괄 비전 2020 △활기찬 시장경제 △공정한 시장경제 △따뜻한 시장경제 △상생하는 노사관계 등 5개 영역으로 운영된다. 한국당의 단일 위원회로는 최대 규모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2020 경제대전환 프로젝트는 한국당이 대안정당, 정책정당, 민생정당으로 변모하느냐 못하느냐를 좌우할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면서 "내년 총선과 더 나아가 대선까지 한국당을 이끌 견인차가 될 것"이라고 힘을 실었다.
경제대전환위는 황 대표가 전국을 도는 민생투쟁 대장정을 마친 뒤 내놓은 결과물이다. 한국당이 단순히 정부를 비판하는 역할을 넘어 대안을 제시하는 정당이 돼야 한다는 차원에서 만든 기획이다. 황 대표는 경제전환위에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확실한 정책대안 △다초점 경제정책 △국민을 중심에 둔 경제정책 등을 주문했다.
황 대표는 "한국당이 특별기구까지 만들어 경제정책 대안을 마련해야 할 정도로 한국경제가 총체적 난국에 빠져있다"면서 "벼랑 끝에 몰린 민생경제를 구할 수 있는 단기적 경제정책과 경제의 근본체질을 바꿀 중·장기적 경제정책이 모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도 이 자리에서 "많은 위기가 있지만 가장 큰 위기는 경제위기"라며 "사실 국회를 열어서 진정한 민생국회를 만들어야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내놓은 추가경정예산안대로 하면 민생 살릴 수 있다는 부분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경제대전환위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대안을 만들어서 한국당이 다시 대안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는 밑거름을 제안해주길 부탁한다"면서 "역시 경제는 한국당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한국당이 장외투쟁이 길어지고 추경예산 심사가 한 달 넘도록 지연되자 한국당을 향한 시선이 곱지는 않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한국당의 또 다른 이름은 '민생포기당'"이라며 "한국당 어디에도 경제와 민생의 절박함을 해소하고자하는 진정성을 찾아볼 수가 없다. 경제를 살리겠다는 것인지, 이를 이용해서 정부여당만 비난하려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