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이재용 리더십
대법 판결·보호무역·화웨이 등
대내외 불확실성 미증유 악재속
"더 과감한 투자로 기회 선점"
뚝심·신뢰기반 공격경영 돋보여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신경영 선언' 26주년을 앞둔 삼성전자가 대·내외 경영 불확실성으로 '미증유(일찍이 있지 않았던)'의 위기에 직면했다. 이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은 투자와 고용 확대 약속을 지키겠다는 '신뢰'를 바탕으로 정면 돌파 카드를 꺼내들었다. "위기의식이야말로 성공의식"이라고 말해왔던 이건희 회장의 경영 철학 처럼 이재용 부회장이 "위기의 그늘 한쪽에 있는 같은 크기의 기회"를 잡아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7일 '신경영 선언'을 앞두고 있지만 특별한 기념행사를 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재계 관계자는 "대내·외 경영환경이 나빠지는 가운데 조직 내부 분위기도 적잖게 침울해져 있다"며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신경영 선언일' 기념행사를 준비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신경영 선언은 1993년 6월 7일 이건희 회장이 계열사 사장단을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불러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며 대대적 혁신을 요구한 것으로, 2014년 이 회장 입원 전까지는 매년 기념식을 열었다.

2015년과 2016년에도 사내 방송과 인트라넷을 통해 조촐한 기념 이벤트를 했으나 이후에는 그마저도 없어졌다.

◇이재용 향하는 검찰 수사…총수 부재 공포=현재 삼성전자에 가장 큰 '불확실성'은 검찰 수사와 이 부회장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다.

우선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관련해, 증거인멸을 주도한 혐의로 삼성전자 사업지원TF의 부사장 2명이 구속 수감된 데 이어 오는 4일에도 다른 2명의 부사장의 구속 여부가 결정된다.

특히 이번 수사의 방향이 승계 문제와의 연결점을 찾는 쪽으로 흐르고 있어, 혹시 조만간 있을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에 대한 대법원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최악의 대·내외 경영환경에 총수 부재로 선장까지 잃을 경우 재계 1위 삼성의 앞날은 불투명해진다.

여기에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최근 '재벌개혁' 의지를 재차 천명하면서 이 부회장을 겨냥해 "삼성의 지배구조를 어떻게 개선하고 새로운 사업 모델을 만들지 적극적으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압박했다.

◇실적 하락에 보호무역 압박까지=실적도 기약 없는 '다운턴' 국면에 빠져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주력 상품인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은 반년 여 만에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고, 갤럭시폴드의 출시 연기라는 돌발 악재도 맞았다.

미국 정부의 중국 화웨이 압박에 따른 '불똥'은 가뜩이나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삼성전자에 또다른 불확실성 요인이 되고 있다. 스마트폰 경쟁사인 화웨이의 생산 차질과 미국 마이크론의 D램 공급 중단 소식 등은 삼성전자에 반사이익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미·중 무역전쟁의 불똥이 삼성전자에 향할 경우 득보다 실이 많다는 반론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 이민자 문제를 빌미로 모든 멕시코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것도 불안 요인이다. 삼성전자는 미국에 수출하는 TV 물량 대부분을 멕시코 티후아나 공장에서 만들고 있고, 냉장고 등 가전제품도 현지 케레타로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어 미국이 고율 관세를 물리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신뢰와 뚝심' 보여준 이재용…공격경영으로 위기 정면 돌파=이 같은 불확실성 속에서 이 부회장은 올 들어 경영 보폭을 넓히며 재계 1위 그룹 총수의 책임감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지난 1일에는 작년 발표했던 180조원 규모의 중장기 투자 및 고용 계획과 최근 마련한 133조원 규모의 시스템반도체 사업 투자 계획의 차질없는 추진을 당부하면서 관심을 모았다.

위기 때 더 과감한 투자로 기회를 선점해온 과거의 성공전략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경제활성화를 선도해야 하는 '삼성의 책임'을 강조한 것이라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달 일본 양대 이동통신사 방문,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면담에 이어 주말 긴급 사장단 회의까지 소집하는 등 이 부회장의 경영보폭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며 "특히 지난 1일 이 부회장의 메시지로 자칫 위축할 수 있는 삼성전자의 미래 투자에 다시 힘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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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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